[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동영상을 활용한 기초영어회화 교육 콘텐츠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수험용 영어가 아닌 실전 영어회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급증한데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편리한 학습이 가능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련 교육기업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해당 콘텐츠 판매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28일 교육업계 등에 따르면 성인을 대상으로 동영상 강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의 기초영어회화 교육 콘텐츠 시장규모는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18조원에 달하는 전체 사교육 시장규모에 비해서는 미미하지만, 다른 교육 콘텐츠 시장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매출액 기준 업계 1위 시원스쿨(에스제이더블유인터내셔널)의 최근 몇 년 새의 실적을 보면, 관련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커지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영어회화 교육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오던 시원스쿨은 지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초'영어회화 콘텐츠를 개발·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의 2014년 매출액은 164억7400만원에 불과했지만, 2016년에는 1287억4300만원으로 8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지난해부터는 관련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야나두, 뇌새김 등 신생 브랜드들이 엄청난 광고비를 쏟아 부으며 인지도 높이기에 나섰다. 또한 영어회화 콘텐츠 전문기업인 스터디맥스도 영어회화 브랜드 스피킹맥스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에스티유니타스도 최근 커넥츠 소리드림이란 브랜드를 선보이며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경쟁은 치열하지만 당분간 시장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든 한국인은 기본적으로 영어에 대한 '강박'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초중고 10년이 넘게 영어를 공부했는데도 막상 실전 회화에서는 제대로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데, 여행지에서 현지인들과 직접 소통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커졌고, 다른 한편으로는 해외유학 등 해외 경험자들이 국내에 들어와 생활하면서도 실전 영어 감각을 유지하고자 하는 니즈도 영어회화 콘텐츠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정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홈쇼핑 등을 통해 기초영어회화 상품이 많이 팔리고 있는데, 홈쇼핑을 즐겨보는 주부들이 본인과 자녀들을 위해 콘텐츠를 구매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런 구매 행태는 교육 콘텐츠를 구매해 학습을 하겠다는 의지보다, 구매 그 자체를 통해 영어회화 공부를 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얻으려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콘텐츠의 특성상 1회성 구매가 많아, 재구매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반짝 인기가 수그러들면 시장의 거품이 급격히 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