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던 반도체, 모바일 수요 경고등

IDC 고성능 D램에 기대…공정효율 높여 수익성 방어

입력 : 2018-01-28 오후 5:37:29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거칠 것 없던 반도체 수요에 경고등이 켜졌다. 모바일 D램 가격이 1분기 예상보다 부진한 3% 상승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은 성장폭이 큰 인터넷데이터센터(IDC)향 D램 시장에 대신 기대를 건다. 공정효율을 높여 수익성 방어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28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분기 모바일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3% 상승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4분기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풀스크린 제품을 선보이며 수요 증진을 기대했지만, 소비자 반응은 기대 이하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지난해 이어진 판매부진 영향으로 D램 재고가 쌓였다. D램익스체인지는 "D램 수요 감소는 가격협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수익성 확보가 다급해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원가절감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1y나노 공정기반 8Gb DDR4 D램 제품.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가격 둔화가 전망되는 모바일 D램 대신 고성능 D램 등 서버용 제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IDC 확장에 매진 중이다. IDC 하나당 평균 1000만~2000만GB의 D램이 필요하다.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에 사용되는 데이터 양이 급증함에 따라 더 큰 메모리 용량이 요구되고 있다.
 
수요 확대로 서버용 D램은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16GB DDR4 2133/2400㎒ 제품의 평균가격은 2016년 4분기 83달러에서 지난해 말 153달러까지 약 85% 올랐다. 올 상반기에는 163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며 "서버 제품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면서 올해 전체 D램 수요는 지난해보다 2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공정효율을 꾸준히 높이면서 생산원가를 낮추는 수익성 방어 전략에도 나선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10나노미터급 2세대 D램 양산에 돌입했다. 같은 10나노급이지만 2세대의 생산성은 1세대 대비 30%가량 좋아졌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이후 10나노 초반대부터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도입한다. EUV는 반도체 회로를 원판에 인쇄하는 노광공정에 사용되는 신기술로, 반도체 성능과 원가 효율을 높이는 미세공정의 기존 한계를 넘기 위해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세공정을 통한 수익성 개선 속도가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률 감소 효과를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지은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