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당이 사실상 분당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통합반대파 비례대표 의원들이 거듭 출당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평당은 29일 국회에서 중앙운영위원회의를 열고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비례대표는 당의 결정으로 출당될 경우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으나, 스스로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는다.

 

장정숙 의원은 전날 안철수 대표가 비례대표 의원들의 탈당을 요구한 데 대해 “막가파식 조폭 정치를 보여준다. 당을 떠날 사람은 바로 ‘배신의 아이콘’ 안철수 대표”라며 “비례대표가 안철수 개인의 꼭두각시냐. 당장 인질에서 풀어달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 중 통합반대파 소속은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 등 3명이다.

 

통합반대파 비례대표 의원들은 “당내에 남아 계속 투쟁하겠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상돈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심정적으로 그쪽(민평당)에 가까운 무소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과거엔 대통령도 연거푸 작살을 냈다. 못할 말이 뭐가 있겠느냐”며 통합신당에서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반대파인 김광수 의원은 지난 26일 합당 시 비례대표 의원들이 당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인 이른바 비례대표 소신보호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개정안에는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의 경우 소속 정당이 다른 정당과 합당한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합당된 정당의 당적을 이탈·변경할 때 의원직을 잃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비례대표 거취 문제를 두고 통합을 추진 중인 안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갈등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대표는 비례대표 의원들의 출당 요구를 거부하고 있지만, 통합신당의 공동대표 가능성이 높은 유 대표는 이들의 의사를 존중해 출당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최근 유 대표가 비례대표 문제에 대해 국민의당 내부의 문제라며 말을 아끼고 있긴 하나 통합신당 창당 이후에는 자당의 일이기 때문에 비례대표 문제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