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 중 IM(IT·모바일)부문 비중이 20%대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호황기 시절 IM부문의 이익기여도는 70%에 육박했지만, 시장이 포화되가고 있는 것에 더해 중국업체의 성장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증권가 및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 53조6000억원 중 IM부문 영업이익은 12조~12조3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23% 수준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호황기 시절인 2012년, 2013년에는 영업이익이 각각 19조4200억원, 24조9600억원을 기록하며 이익기여도는 67%, 68%에 달하는 등 IM부문 쏠림 현상이 나타났지만 반도체 실적이 급증하며 이익기여도는 더 낮아졌다.
이 같은 주 원인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기 시작하면서 경쟁력이 뒤처진 영향이 크다. 특히 중국업체가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술 격차를 크게 줄이며 삼성전자가 예전에 구사했던 패스트 팔로우 전략을 잘 구사하고 있다. 샤오미 등 주요업체는 질적으로도 성장했고 저가시장에서는 삼성전자를 밀어냈다.
세계 스마트폰 2위 시장인 인도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1위였던 삼성전자는 중국 샤오미에게 자리를 내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보면 샤오미는 지난해 4분기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 25%를 차지해 삼성전자(23%)를 제쳤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도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인도시장 출하량은 730만대로 샤오미 출하량인 820만대보다 적다고 분석했다. 2016년만 해도 샤오미 점유율은 6%로 삼성전자(25%)의 절반도 못 미쳤다. 중국 시장에서도 2014년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 19%로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점유율이 2%까지 떨어졌다. 내년에는 1%로 떨어질 거란 분석도 나왔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 약화는 인도·중국시장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삼성전자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이 19.2%를 기록해 20% 점유율 선이 깨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 시기를 앞당기고, 중저가 제품군에는 다양한 기능을 담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다음 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갤럭시S9'을 공개한다. 이달 들어서만 '갤럭시A8+' '갤럭시온7' 등 중저가 제품이면서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기능을 넣은 제품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제품에 다양한 기능을 적용해 중국업체와 차별화를 두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밑 딜라이트 샵에 고객들이 갤럭시S8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