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혁신의 실종으로 스마트폰이 일제히 상향 평준화된 가운데, 차기 혁신은 '폴더블'이 될 전망이다.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가 관련 디자인 특허를 출원하고 제품 개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흥 강자 중국도 가세하며 경쟁 채비를 마쳤다.
29일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폰아레나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7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폴더블 스마트폰의 두 가지 디자인 특허를 출원했으며 이달 WIPO 사이트를 통해 등록정보가 공개됐다. 특허명은 '반으로 접을 수 있는 유연한 디스플레이를 갖춘 스마트폰'이다.
LG전자가 제출한 첫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 디자인은 2개의 스마트폰 본체에 하나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 형식이다. 접은 상태에서 시간, 날씨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디스플레이를 펼치면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다. 두 번째 콘셉트는 첫 번째와 유사하지만 접었을 때 디스플레이가 확장되는 차이가 있다. 접으면 두 번째 디스플레이의 일부가 첫 번째 디스플레이를 지나 사이드바로 확장돼 측면에 시간, 날짜 등이 표시된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술 및 디자인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특허 이미지. 왼쪽은 첫 번째 컨셉 폴더블 스마트폰 디자인, 오른쪽은 두 번째 컨셉의 폴더블 스마트폰 디자인. 사진/세계지적재산권기구
앞서 애플도 지난해 말 반으로 접을 수 있는 폴더블 기기 특허를 출원했다.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해 맥북, 아이패드, 애플 워치 등에도 플렉서블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며 "플렉서블 OLED 소재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유연성을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애플은 디스플레이를 전적으로 외부에 의존하고 있어 경쟁사들보다 걸음이 뒤쳐질 수 있다. 중국 업체들도 잰걸음이다. 레노버와 오포는 지난해 폴더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공개했으며, 지난해 말 ZTE는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포갠 형태의 '액슨M'을 선보였다. 화웨이도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 중으로, 리차드 우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폴더블폰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두주자 격인 삼성전자도 '프로젝트 밸리(Project Valley)'라는 코드명으로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에 여념이 없다. 7.3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이를 반으로 접는 형태로, 지금의 스마트폰과 외견상 별 차이가 없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폴더블 스마트폰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며 "남아있는 숙제를 해결한 후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폴더블 폰은 정체된 스마트폰의 미래로 인식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폴더블 폰 출하량이 내년 320만대, 2021년 3040만대, 2022년 5010만대로 예측했다. 2021년이 돼야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1% 수준에 도달하는 수준이지만, 혁신의 상징적 의미를 통해 차기 시장에서의 주도권 다툼을 좌우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천편일률적인 현 시장에서 주목받기 위해서는 폼팩터(제품 외형)의 변화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