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현대산업(012630)개발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5조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역시 6000억원대에 안착하며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외형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지난해부터 건설경기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을 감안하면 70%이상 주택사업에 쏠린 포트폴리오를 고민해야 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현대산업이 이달 분양한 수지 광교산아이파크 투시도와 오른쪽 아래는 김대철 현대산업개발 사장. 사진/현대산업개발
현대산업개발은 30일 지난해 실적(연결기준)을 집계한 결과 매출 5조3586억원, 영업이익 6461억360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2.8%, 24.9% 증가한 수치로,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5% 증가한 4136억6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42주년을 맞은 현대산업개발이 설립 이래 연간 기준 최대 실적을 거둔 데는 주택시장의 호황이 영향을 미쳤다. 회사는 전체 매출 70% 이상을 건설부문이 견인하고 있는 구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매출 가운데 건설부문 비중은 71.7%로 가장 높다. 이어 유화부문 16.5%, 유통 2.6%, 악기 1.2%, 기타(건물관리, 호텔업 등) 8% 등이다. 회사 관계자는 "우량 신규 주택사업 매출 인식 확대, 기존 현장 원가율 개선 등으로 역대 최고 연간 영업 이익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분기에는 매출 1조5120억원, 영업이익 192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2%, 49.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7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4분기 실적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지속적인 분양 호조와 분양가 상승, 우량 신규 주택 사업 매출비중 확대 등이 매출액을 증가시켰다"며 "현금과 현금성 자산도 1조4830억원으로 2016년 말 1조3400억원 대비 1430억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규제로 건설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주 물량이 줄어 향후 2~3년 뒤에는 실적에 직격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건설부문 비중이 높은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사업 다각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상황이다.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된 김대철 사장 역시 핵심 과제로 지속가능한 포트폴리오 구축과 함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꼽았다. 특히 김 사장은 HDC 자산운용 및 아이콘트롤스 대표이사, 현대산업개발 기획실장, 현대자동차 국제금융팀장 등을 역임하며 폭넓은 분야를 두루 경험해온 인물이다. 그의 선임이 신사업에 대한 정몽규 회장의 의지로 풀이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해외, 토목 부문 비중이 적기 때문에 주택시장 경기에 취약한 구조"라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지만 실제로 비중을 확대하고 수익과 연결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산업개발의 해외매출 비중은 4.14%에 불과하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