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현대로템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8.7%, 57.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원화 강세와 플랜트 부문 해외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 충당금 설정 영향으로 23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신규수주 확대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실적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2조7257억원, 영업이익이 45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0일 공시했다. 철도 부문의 경우 매출액은 1조3160억원을 기록해 전년(1조4870억원)대비 12% 줄었다. 특히 철도 부문 영업이익은 610억원으로 전년(810억원)보다 무려 25% 가까이 줄었다. 현대로템은 전년대비 원화 강세 및 매출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로 수익성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방산 부문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은 5060억원으로 전년(6020억원)보다 16% 하락했다. 방산 부분 영업이익은 220억원으로 540억원을 기록한 2016년보다 60% 폭락했다. K2전차 생산차질에 따른 매출감소로 지속하고 있는 고정비 부담이 영향을 끼쳤다. 플랜트 부문에서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플랜트에서 7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전년(7230억원)보다 1% 상승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48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로템은 해외 EPC사업 추가원가 충당금 설정 등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현대로템 실적이 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는 원화 강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플랜트 사업도 지난해 4분기에만 530억원이라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2015년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신규수주가 1조2690억원에 그친 것도 악영향이었다. 철도와 방산이 주력인 현대로템은 사업 특성상 신규수주 후 2년 정도가 지나야 신규수주 내용이 실적에 반영된다. 사업 수주 후 사업에 대한 설계가 진행되고, 설계 이후 제품을 실제 만들어 납품을 해야 공식적인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 실적은 지난해보다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로템은 지난 2016년, 전년보다 3배 가까운 3조7000억원을 수주했다. 이 신규수주 내용이 올해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주도 3조8350억원을 달성하면서 2019년 실적 전망도 밝은 상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현대로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경덕 부국증권 연구원은 “작년 실적악화는 환율 영향이 가장 컸다. 올해도 환율로 인해 상반기까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2016년에 수주한 물량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로 인식되면서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예상보다 더딜 수 있지만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주를 많이 했지만 아무래도 중국 업체와 경쟁하다보니 이익 규모가 크기는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며 올해 매출 5% 성장을 예상했다.
현대로템의 2017년도 사업부별 손익현황. 사진/현대로템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