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미약품과 셀트리온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해 9166억원, 828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나란히 1조원대 매출의 벽을 넘지 못했다. 현재 증권업계가 전망하는 지난해 매출 1조원대 제약사는
유한양행(000100)(1조4671억원),
녹십자(006280)(1조4671억원),
광동제약(009290)(1조1503억원) 등 3곳이다.
한미약품은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 시리즈 3종과 고지혈증 치료제 '로슈젯', 발기부전 치료제 '구구·팔팔', 독감 치료제 '한미플루' 등이 견조한 실적으로 매출을 이끌었지만,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3.8%에 그쳤다.
같은 기간 212.5%(267억원→837억원)라는 폭박적 영업이익 증가와 2년 연속 국내 전문의약품 시장 1위 수성이라는 성과를 감안하면 아쉬운 외형 성장이다. 지난 2015년 1조317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초로 국내 제약사 매출 1위를 기록했지만, 2016년 라이선스 수정 계약 등의 여파에 8827억원으로 매출이 감소한 뒤 2년 연속 1조 클럽 재입성에 실패했다.
셀트리온 역시 지난해 자가면역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진출 국가 확대와 혈액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본격적 판매 돌입에 전년 대비 43.5%의 높은 매출 성장율로 사상 최대매출을 기록했지만 1조원대 벽을 넘지 못했다.
때문에 양사는 올해 줄줄이 대기 중인 호재를 앞세워 재도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먼저 셀트리온은 1분기 암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유럽 인증이 기대된다. 허쥬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로슈 '허셉틴'이 연간 8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자랑하는 거물급 제품임을 감안하면 유럽 인증 및 출시에 따른 매출 증가가 점쳐진다. 이어 2분기와 3분기에는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미국 FDA 승인을 노리고 있다. 글로벌 최대 의약품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과 유럽 내 주력 제품의 본격 판매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박시형 IBK증권 연구원은 "꾸준한 캐쉬카우가 돼가는 유럽시장에서의 램시마 실적에 1분기 내 출시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허쥬마의 유럽시장 가세는 그동안 쌓인 현지시장 경험과 파트너망을 기반으로 매출 증가에 자신감을 부여할 요소"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업계 최고 수준으로 진행해온 R&D 투자가 올해 일부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R&D 비용으로 1707억원을 투입했다. 1분기에는 미국 스펠트럼사에 기술 수출한 항암치료 부작용 치료제 '롤론티스'의 임상 3상 중간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2분기에는 얀센에 기술 수출한 당뇨 및 비만신약 'HM12525A'의 미국 임상(1상) 종료와 폐암표적치료제 '올리타'의 아시아 다국가 3상 진입이 기대된다. 이어 하반기에는 일라이 릴리에 기술 이전한 암질환 및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브로톤티로신키나제(BTK) 저해제'의 중간결과 발표 등도 기다리고 있다. 각 사별 기술수출 계약에 따라 그 지급 시기가 다르고, 규모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임상 진행에 따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 수출료) 유입이 기대되는 점은 매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 역시 양사의 올해 매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한미약품과 셀트리온의 연간 매출액은 9879억원, 1조2649억원씩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의 경우 1조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올해 매출이 본격화되는 주요 제품군 매출과 해외법인인 북경한미 성장 정도에 따라 1조원 돌파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 직원들이 송도 생산공장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