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3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북한군 개입설’이 유포되고 최초 발포명령자 등의 진상규명도 요원한 상태다. 국가 차원의 공인된 보고서 발간을 통해 사회적 갈등과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끝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광주전남지부장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 회의실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관련 특별법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과 부정하는 사람 모두에게 국가차원의 진상조사 보고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5·18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있는 사람에게도 ‘팩트체크’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피해자로서는 가해자를 용서하고 싶어도 그 대상이 누구인지를 모르는 상태”라며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국민통합을 주장하는 것은 합리성이 결여된다”며 공인된 국가보고서 발간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김 지부장과 함께 공청회 진술인으로 출석한 안종철 현대사회연구소장은 진상규명 시 법적근거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소장은 “과거 정부에서 진상조사 시 5·18 진압군으로 참여한 사람들의 명단은 확보했지만 주소확인 요청에 당시 행정자치부가 ‘법적 근거가 없기에 해줄 수 없다’고 답한 일이 있다”며 “침묵하는 군인들이 침묵의 카르텔을 깨고 양심선언할 수 있는 기제를 법에 의해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공청회는 5·18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과정에서 ‘공청회 개최가 필요하다’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에 의해 마련됐다. 특별법은 지난해 12월11일 여야 합의로 국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이틀 후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첨예한 제정법안은 공청회를 거치는 등 더 정확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한국당 의원들의 주장에 따라 처리가 보류됐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관련 특별법안에 대한 공청회에 참석한 김정호 민변 광주전남지부장(왼쪽)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종철 현대사회연구소장.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