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찾은 문재인 “양강구도 무너졌다. 내가 김대중·노무현 계승한다”

광주 충장로 2만5000명 운집해 “문재인 대통령” 연호

입력 : 2017-04-29 오후 9:46:14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황금연휴가 시작한 29일 야권의 심장부 호남을 돌며 텃밭 다지기에 나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양강구도가 무너진 것을 부각시키며 되는 야당 후보를 밀어주는 호남의 ‘전략적 표심’을 자극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에서 출발해 전북 익산과 전남 순천, 광주, 전남 목포 등 1000km에 달하는 강행군을 펼치며 자신과 민주당이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계승하는 제3기 민주정부, 정권교체 적임자임을 자부하면서 지역의 압도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유세의 하이라이트는 광주 유세였다. 유세장이 설치된 충장로 우체국 사거리에는 주최 측 추산 2만5000명, 경찰 추산 1만5000명의 시민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행사 시작 2시간 전부터 들어차기 시작한 시민들은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투대문(투표해야 문재인 대통령)”등의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또 추미애 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이해찬·박영선·김부겸·송영길·노웅래·박주민·조응천·인재근·진선미 의원, 이용섭·강기정·박혜자·김현·김광진 전 의원, 김홍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김상곤 전 교육감, 김성한 전 기아 타이거즈 감독 등도 총출동해 문 후보를 지원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에서 진행된 광주지역 집중유세에서 손을 흔들자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시민들의 환호 속에 유세장에 입장한 문 후보는 “양강구도가 무너졌다. 지금 저 문재인이 전국 모든 지역에서 이기고 있다”며 “그 중에서도 우리 광주와 호남이 제일 높은 지지를 보내주고 계신다”고 외쳤고 시민들은 큰 박수로 호응했다.
 
특히 그는 ‘햇볕정책’ 계승 여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는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 “햇볕정책을 분명하게 계승하고 튼튼한 안보,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 수 있는 후보, 누구인가”라며 “호남이 함께 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업적, 역사에서 지우지 않고 계승해나갈 후보 누구인가”라면서 차별화에 나섰다.
 
또 국민의당을 향해 “39석으로 연정을 하든 협치를 하든, 몸통 노릇을 할 수 있겠나. 꼬리 밖에 안 되는 것 아닌가”라며 “자유한국당, 바른정당하고 권력을 나누는 게 통합인가. 오로지 선거에만 이기고 보자는 정치공학이고 적폐연대일 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 후보는 “이번에 광주와 호남이 저 문재인을 좀 더 키워주시면 압도적으로 정권교체 할 수 있다. 그래야 새로 출범하는 3기 민주정부가 더 크고 단단해진다”면서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역 맞춤형 공약으로 나주 에너지밸리 조성, 에너지 전문공과대학 한전공대 설립 등을 말했다.
 
문 후보의 유세 발언이 끝나자 시민들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과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 시무국가(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 글귀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쳤다. 또 고등학생들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자는 취지의 ‘꼭 가슴에 새기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색 모형배를 문 후보에게 전달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에서 진행된 광주지역 집중유세에서 연호하는 광주 시민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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