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뉴욕증시 반등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맥없이 무너졌다.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자 기관도 투매에 동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6.75포인트(2.31%) 급락한 2396.56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뉴욕증시 반등에 힘입어 강세로 출발했다. 이날 새벽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33%와 2.13% 올랐고 S&P500도 1.74%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의 영향으로 오후부터 약보합 전환했고 오후 2시 이후 기관의 매도세가 두드러지면서 지수 급락으로 이어졌다. 오후 1시까지 약 4000억원을 순매도하던 기관이 2시 이후 3000억원 넘게 팔아치우자 코스피 2400선이 붕괴됐다. 이날 외국인은 1961억원 순매도했고, 기관도 7390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증시 급락에 대해 심리적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뉴욕증시가 반등하기는 했지만 추세적 상승이 아니라는 불안감이 아직 깔려있다”면서 “8일 옵션만기를 앞두고 있어 프로그램 매매도 많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높은 상태에서 설 연휴 기간에 주식을 갖고 있는 것도 부담스럽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진단했다.
아직 조정국면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뉴욕증시가 대규모 약세가 나타나고 S&P 500지수가 4% 넘게 급락할 당시, 국내 증시의 조정세는 크지 않았다”면서 “이같은 조정세가 이날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매도가 기관의 투매로 이어졌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의 경우, IT와 반도체에 대한 매력이 높은데 반도체 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가 나타났다”면서 “이같은 매도세에 기관도 따라 투매한 것이 지수 급락으로 이어졌다”고 해석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005930)를 885억원 순매도했고, 기관 역시 2255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8만1000원(3.42%) 떨어진 229만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21(3.29%) 하락한 829.96에 장을 마쳤고, 원·달러 환율은 4.90원(0.45%) 떨어진 1086.60원에 마감했다.
7일 심리적 불안으로 인해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환율 모두 급락했다. 사진/뉴시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