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다스 불법자금' 연루 의혹 김승유 전 회장 돌연 출국

"이달초 연구목적 일본행…6개월 이상 장기체류 할 듯"
검찰, 다스 비자금 세탁 주도 혐의 하나은행 조사 본격화

입력 : 2018-02-19 오후 1:58:27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로 지목받고 있는 다스(DAS)의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다스의 불법자금 세탁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이 돌연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승유 전 회장은 이달 초 '고령사회 연구'를 이유로 일본으로 출국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일본의 고령화 사회 대응 전략을 둘러본다는 취지로 이달 초 일본으로 출국했다"며 "당초 일정은 오는 3월 출국 예정이었는데 이를 한 달가량 앞당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일본에 6개월 이상 장기 체류할 계획으로 출국했으며, 앞서 일본에 임시 거처까지 물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에서는 김 전 회장의 돌연한 일본 출국이 최근 본격화하고 있는 검찰의 '다스' 수사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검찰이 다스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2008년 다스(DAS)의 불법자금이 합법자금으로 세탁되는 과정에서 하나은행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그 중심에는 당시 하나금융지주 CEO였던 김승유 전 회장이 있다는 의혹이 이미 제기된 상태다. 여러 시중은행 등에 개설된 총 17명의 40여개 계좌에서 분산 보관했던 120억원대 다스 비자금이 2008년 초 명의 변경이나 해약 등을 통해 재입금 과정을 거치면서 전액 하나은행 다스 명의 계좌로 입금됐는데, 하나은행이 이 돈을 미국 현지법인의 외상매출 회수자금으로 불법 처리했다는 것이다.
 
당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이 전 대통령과 대학교 동기동창으로 절친한 사이인데다, 이 전 대통령의 집사격인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과도 막역한 사이다. 이에 따라 검찰 안팎에서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김 전 회장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검찰은 다스의 불법자금 세탁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달 하나은행 경주지점에 이어 이달 초 하나금융전산센터, 본점 전산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회장까지 지낸 70대 후반의 김 전 회장이 수개월이나 해외로 나가는 게 일반적인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전 대통령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일단 해외로 피해있겠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현 한국투자금융지주 고문).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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