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이 다음 달 12일 개성공단 시설 점검을 위한 방북을 승인해달라며 26일 통일부에 방북신청서를 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본관 민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성공장과 설비들이 남북관계 단절로 방치된지 2년이 넘었다"며 "기업인들의 자식과도 같은 공장 시설 점검과 보존대책 수립이 시급하다"며 방북신청 취지를 설명했다.
비대위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서해 군통신선과 경의선 육로와 하늘, 바닷길이 열리는 등 어느 때보다 남북관계 개선에 희망이 크다"며 "평화올림픽인 평창올림픽이 평창에서 끝나면 안 된다. 개성공단은 남북 긴장을 더 완화하고 민간교류를 확대할 수 있는 평화교류의 상징"이라고 호소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방북을 희망하는 날짜는 다음 달 12일이다. 이번 방북신청 규모는 200여명이다. 개성공단 투자기업 123곳과 영업기업 80곳 등 200여곳에서 1명씩이다.
개성공단 기업들이 방북신청을 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이번이 2번째다. 전임 박근혜 정부가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선언한 뒤 개성공단 기업들은 박근혜 정부에서 3차례, 문재인 정부에서 1차례 방북신청을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대위원장(신한물산 대표)은 이날 "이번 방북신청의 목적은 개성공단의 즉각적인 재가동이 아니라 개성공단 내 재산확인과 시설점검"이라며 "평창올림픽으로 남북 긴장완화의 모멘텀이 만들어진 지금의 기회를 살려 민간 교류로 이어가자는 바람이다. 정부도 방북신청을 수용하고 북한 측도 결자해지해서 방북신청을 전격 수용해달라"고 강조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수는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민간교류 차원에서 개성공단이 가지는 의미는 작지 않다. 평화·경제협력 측면에서 개성공단은 재개돼야 한다"고 전제하며 "정부는 국민의 재산권 보호 의무가 있는 만큼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신청 승인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양 교수는 "미국이 서로 관련이 없는 북핵문제와 개성공단 재개 문제를 연계하고 있는 것은 변수"라고 덧붙였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가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개성공단 시설 점검을 위한 개성공단 방북신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