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남북 정상회담 합의와 한반도 비핵화 의지 천명 등 6개 항목이 담긴 대북특별사절단의 언론발표문은 애초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응한 결과물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8일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달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계기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각각 방남했을 때, 이 6개 항목과 ‘단계적 비핵화 방안’ 등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의 제안을 보고 받은 김 위원장의 답변은 지난 5일 대북특사단의 방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수석 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수첩을 펴고 문 대통령의 제안을 다시 설명하려고 하자 김 위원장은 즉각 “여러분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이해한다”며 먼저 답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베를린 선언부터 문 대통령의 축적된 노력, 그리고 김 위원장의 숙성한 고민이 합쳐져서 6개 항목이 나왔다”며 “김 위원장이 전 세계의 시선과 우리 국민들이 갖고 있는 기대도 잘 알고 있었다. 북한으로서도 쉽지 않은 몇 가지 난제를 말끔히 풀어가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북한 내) 리더십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특사단이 북한에 도착하자마자 만날 의사를 전했고, 노동당 본부 입구에서 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과 특사단을 맞이하며 환대했다. 또 4시간이 넘게 진행된 접견과 만찬에서 우리 언론이나 외신 등을 통해 보도된 자신의 이미지와 평가를 언급하고, 가벼운 농담을 섞어 이야기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정의용 수석대북특사(국가안보실장)이 5일 오후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