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북 콘서트, 내용도 형식도 ‘청년’

한남동 코워킹스페이스서 소규모 출판기념회

입력 : 2018-03-11 오후 9:05:19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3선 출마를 앞둔 박원순 서울시장의 북콘서트를 채운 것은 체육관을 가득 채운 인파도, 휘황찬란한 유명인사 행렬도 아닌 청년들과의 눈높이를 맞춘 소통이었다.
 
박 시장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북 파티 ‘만나서 물어본다:행복한가요?’를 가졌다.
 
북 파티라는 이름이 설명하듯 코워킹 스페이스는 청년 40여명과 약간의 진행요원·취재진만으로도 가득찰 정도로 좁았다.
 
통상적인 출판기념회와 달리 평일 일과시간이 아닌 주말 오후로 택해 행사의 주인공인 청년들이 보다 편히 참석토록 도왔다.
 
또 업적과 비전에 대한 발표가 자리잡던 자리엔 페럴림픽 관련 질문을 던진 시민이 머쓱해질 정도로 최근 출간한 ‘몰라서 물어본다’와 북 파티 자체에만 집중됐다.
 
‘몰라서 물어본다’는 뮤지션 지코, 뷰티크리에이터 씬님, 포토그래퍼 김시현, 감독 겸 배우 진경환, 일러스트레이터 아방, 스타트업 CEO 신상훈, 패션디자이너 기남해, DJ소울스케이프, 웹툰 작가 무적핑크까지 총 9개 분야의 젊은 전문가와 박 시장과의 대화록으로 구성된다.
 
그간 인터뷰이에만 익숙한 박 시장이 인터뷰어로 젊은 유명인들을 만나 새로운 영역을 탐구하고, 청년들의 현실 문제들을 함께 나누며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날 북 파티 주제는 ‘정규직이 아니어도 행복하게 살고 싶은 사람 모여라’로 박 시장은 아방, 기남해, DJ소울스케이프와 함께 ‘정규직이 아닌’ 청춘들의 세상살이에 대해 얘기 나눴다.
 
박 시장은 “늘 청춘들로부터 배우고 귀 기울이고자하지만 의도적으로 하지 않으면 힘들다는 생각에 퇴근길과 주말을 이용해 한 명 한 명 만났다”며 “요즘 청년들 절망이 깊은데 새로운 희망의 단서를 찾은 느낌으로 청년에게 자신의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은 누구나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지 자신만의 달란트가 있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시골에서 사법시험 판검사 되라고 했지만 되고나니 제 인생에서 중요한 일이 아니었고 금방 그만두고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일러스트레이터 아방은 “SNS를 보면서 남들이 좋아하는 그림이나 색감을 알게 되면서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 사이에서 1년 정도는 힘들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의 눈과 인정을 바라고자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걸 작년에야 깨닫고 하고 싶은대로 부끄럽지 않게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패션디자이너 기남해는 “장남은 ‘화가가 되면 안 된다’라며 공부만 원하는 세대를 살았다”며 “처음 회사를 만들었을 때 자금이 많이 없어 힘들었는데 좋아하는 일이었기에 열심히 하면서 버텼더니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DJ소울스케이프는 “부모님이 갖고 있던 레코드 컬렉션이 있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며 “지금도 직업이라기보단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가치를 느끼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 90일 전인 오는 14일까지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수 있으며,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우상호·민병두 의원은 박 시장에 앞서 출판기념회를 마쳤다.

 
박원순 시장이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북 파티 ‘만나서 물어본다:행복한가요?’를 갖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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