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한국지엠이 한국시장 철수설 등으로 무너진 소비자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지엠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어 재정 지원만 받는다고 모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는 힘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은 이후에도 저조한 판매 실적이 이어진다면 철수설은 또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철수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현재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한국지엠이 철수할 경우 사후서비스(AS)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고 당장은 철수하지 않는다고 해도 몇 년 후에 또 다시 철수설이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한국시장 철수 이후 수리 기간이 늘어나거나 부품 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철수설에 대한 불안감으로 판매량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지난 2월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48.3%나 빠졌다. 여기에 벌써 중고차 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한번 추락한 소비자 신뢰는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3월 이후 판매량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지엠 철수설 여파는 실제 매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기자가 찾은 서울시내 한 매장에는 상담하는 손님 하나 없이 썰렁한 모습이었다. 매장 직원은 “간혹 전화로 차가 잘 안 팔리니 제고를 좀 싸게 파느냐는 문의만 오고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없다”며 “여론도 안 좋아 영업사원도 많이 나간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지엠 영업사원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국지엠 영업사원은 본사 소속이 아닌 대리점과 계약한 직원으로 실적이 없으면 월급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본사도 판매망이 완전히 망가지가 전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에 한국지엠은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3월 한달간 ‘쉐비 프로미스’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주력 판매 차종의 보증 기간 연장과 중고차 잔가보장 할부를 시행하고 있다. 스파크·말리부·트랙스의 기존 보증 기간에 2년을 추가 적용해 5년 또는 10만㎞까지 확대된 보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크루즈·올란도·캡티바의 3년 후 중고차 가치를 55%까지 보장하는 중고차 가치 보장 할부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고객 반응을 살펴보면서 고객 만족을 위한 프로모션과 서비스 등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소비자들 입장에서 수리 기간 연장이나 부품 가격 상승 등에 대한 우려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한국지엠이 재정 지원을 받고 정상적으로 사업을 한다고 선언을 해도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본인들이 무덤을 판 것이기 때문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국지엠 전시장. 사진/최용민 기자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