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5세대(5G) 통신 상용화 시대가 대기업만의 잔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중소 통신 모듈·사물인터넷(IoT) 기기 제조사들은 이동통신사들의 5G 상용화 추진에 발맞춰 5G 시대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준비 과정이 대기업 중심으로 진행되다보니 중소기업들은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민기 AM텔레콤 대표는 14일 "주요 거대 반도체 기업들이 5G용 반도체를 대기업에 먼저 공급하고 중소기업들은 우선순위에서 배제된다"며 "5G 시대에 필요한 기기들을 제작하려면 칩이 필수적인데 중소기업들은 제때 공급받지 못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AM텔레콤은 사물통신(M2M) 모듈·가정 내 통신 장치 등을 생산한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2019년 상반기 5G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중소 제조사들도 이통사들의 5G 일정에 맞춰 제품을 준비하려고 해도 시작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 대표는 "5G는 기존 4G까지와 완전히 다른 시장이 열리는데 중소기업들도 함께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직원들이 5G 핵심 기술인 5G-PON 솔루션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반도체(팹리스) 스타트업 유엑스팩토리는 반도체 생산과 소프트웨어(SW) 툴 사용에 필요한 비용 문제에 있어 어려움을 토로했다. 각종 5G 단말기에 칩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스타트업이 새로운 기능을 갖춘 칩을 설계해도 비용이 걸림돌이다. 결국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이 시장을 선점할 수밖에 없다. 박준영 유엑스팩토리 대표는 "새로운 반도체를 설계해도 실물이 나와야 검증이 될 수 있는데 생산 전문 시설을 이용하려면 비용이 수십억원이 들어 스타트업에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유엑스팩토리는 지난달 유회준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과 함께 모바일용 초소형 AI 프로세서 '통합 인공신경망 딥러닝 처리장치(UNPU)'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UNPU를 스마트폰 카메라에 탑재해 사람 얼굴에 드러난 감정을 7가지로 인식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도 구현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이 반도체 설계를 잘하도록 하기 위해 설계 툴 라이선스를 구입하거나 파운드리에서 시제품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