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반대 집회인 '희망버스' 행사 참가자가 유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집시법 위반·일반교통방해·폭력행위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2011년 2월 한진중공업이 경영상 이유로 근로자 170명에 대하여 해고를 단행하자 송모씨 등은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며 농성을 계속한 김모씨를 지지하기 위해 집회를 열고 85호크레인으로 행진하는 등 한진중공업 노사 문제를 이슈화하는 소위 ‘희망버스’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홍씨는 참가들과 함께 그해 6월 영도조선소 앞에서 농성하던 중 85호 크레인으로 출입이 어렵게 되자, 조선소 내부에 있던 한진중공업 지회 노조원들이 담장 밖으로 사다리 30여개를 내리자 이를 이용해 담을 넘어 영도조선소를 무단으로 침입한 혐의와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으로 가기 위해 부산 남포동 소재 롯데백화점 앞을 지나 영도대교를 거쳐 영도구 봉래동 소재 수도의원 앞 노상까지 진행 방향 전 차로를 차지한 채 약 4.2㎞ 구간에서 행진하며 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공소사실 모두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목적의 정당함을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불법적 수단의 사용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피고인을 비롯한 1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행위 역시 한진중공업의 의사에 반해 무단으로 영도조선소에 침입한 것으로서,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 것으로서 정당한 행위라고 할 수 없다"며 김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역시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행위를 하여야 할 긴급하고도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거나 그 밖에 다른 수단과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며, 이를 두고 법질서 전체의 정신과 사회윤리,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 즉 형법 제20조에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유죄를 유지했다. 이번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