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삼성, 현대차, SK, LG 등 국내 주요 그룹의 2018년도 상반기 신입사원 모집이 시작됐다. 그러나 대기업 10곳 중 4곳은 아직도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한 명도 뽑지 않는 기업도 전체의 12%나 됐다.
19일 한국경제연구원의 '2018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에 따르면, 응답기업 182개 사 중 44%(80개사)가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상반기 34%(74개사)보다 7.0%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신규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8.8%(16개사)로 지난해 11%(22개사)보다 2.2%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대비 채용을 줄이는 곳은 9.3%(17개사), 신규 채용이 없는 곳은 2.7%(5개사)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한경연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7일부터 이달 2일까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종업원 수 3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회사 내부 상황의 어려움'(25.9%)을 들었다. '국내외 경제 및 업종 상황 악화'(20%), '신입사원 조기퇴사·이직 등의 인력유출이 줄어서(15.8%)', '통상임금·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14.2%)', '60세 정년의무화로 정년퇴직자 감소'(8.3%)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제도적 변화보다는 회사 내부상황, 외부 경기상황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인원 중 이공계 선발 비중은 평균 55.3%, 여성 비중은 평균 28.6%로 '이공계·남성' 선호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은 4017만원(월 335만원)으로 조사됐다. 응답 구간별로는 3500만~4000만원(34.1%), 4000만~4500만원(25.3%), 3000만~3500만원(17.6%), 4500만~5000만원(11%), 5000만~5500만원(4.9%), 5500만~6000만원(2.2%), 2500만~3000만원(1.1%) 순으로 나타났다.
직원 선발 과정에서 학력, 출신지, 가족관계 등을 배제하는 블라인드 채용은 확대 추세를 보였다. 63개사(34.6%)가 블라인드 인터뷰 혹은 블라인드 채용을 이미 도입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하반기 조사 당시 24.9%에서 9.7%포인트가 늘었다. 향후 도입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18.1%(33개사)에 달했다.
세부적으로 서류제출에서 최종면접까지 모든 채용과정을 블라인드로 선발하는 곳은 23개사, 부분적으로 도입한 곳은 40개사로 나타났다. 부분적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 기업들은 실무면접·토론(80%), 서류전형(27.5%), 임원면접(5%) 등에 블라인드 방식을 실시하고 있다.
기업들은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자기소개서, 면접답변에 집중'(71.4%), '공평한 취업기회를 제공'(68.7%), '스펙위주 채용관행에서 직무·능력중심의 채용방식으로 변화'(52.7%)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했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이와 함께 기업들은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 정부 또는 국회가 중점 추진해야 할 사항으로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환경 조성'(63.2%)을 꼽았다. '고용증가 기업에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 강화'(47.8%),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투자 활성화 유도'(42.9%), '법정 최대 근로시간 단축으로 추가 고용 유도'(20.9%), '공공부문 중심 일자리 확대'(12.1%) 등도 지지를 얻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