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기초자치단체들이 주축이 된 '전국자치분권개헌 추진본부'(추진본부)가 자치분권을 대폭 확대한 대통령의 개헌안을 환영했다.
추진본부 대표단인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김우영 은평구청장,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및 박홍섭 마포구청장 등은 21일 오전 11시30분 서울시청에서 지방분권 개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시점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방분권 등을 골자로 한 대통령 개헌안을 발표한 직후였다.
추진본부는 기자회견문에서 ▲지방 입법을 법률제정권으로 확대 ▲국회의 조속한 개헌안 발의 ▲개헌안 국회 통과를 위한 정부·여당 및 야당의 협상을 촉구했다. 이들은 국회에 자치분권 개헌을 촉구하는 500만명의 서명 용지를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이번 개헌안은 제1조에 지방분권을 명시함으로써 국민의 존재 양식 자체가 지방분권과 결부돼있다고 명시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지방정부의 재정권·조직권 등을 강화함으로써 주민 삶의 질을 개선하는 개헌안을 국회가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진본부 대표단은 그동안 지방분권 개헌에 찬성해오던 야당 기초단체장들이 대통령 개헌안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점을 기자회견 내내 강조했다.
문 구청장은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자치분권 개헌해야 한다고 (정당을 떠나) 만장일치로 결의한 바 있다"며 "그런데 얼마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통령 개헌안 표결에 나서는 국회의원을 제명하겠다'고 하자 야당 기초단체장들이 침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추진본부 대표단은 개헌안의 아쉬운 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 구청장은 "법률 수준으로 자치입법권과 재정 등을 보장한다면 하는 강한 아쉬움이 있다"며 "한국이 연방 국가가 아닌 단방 국가라는 현실을 감안해 일단은 이번 개헌안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서는 개헌안이 통과돼 지자체의 재정 권한이 확대되면 '부자 지자체'와 '가난한 지자체'의 빈부격차가 되지 않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문 구청장은 "개헌안에는 지방재정조정제도가 들어가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부익부빈익빈을 해결하기 위해 협의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추진본부는 자치분권개헌에 동의하는 지방정부 대표와 지방의원 중심으로 구성됐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상임대표, 공동대표는 문 구청장,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정현태 전 경남 남해군수, 김혜련 경기 고양시의원 등이며 김우영 은평구청장이 상임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국자치분권개헌 추진본부가 21일 오전 서울시청 2층 공유 서가에서 지방분권 개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박승원 전 경기도의원, 박홍섭 마포구청장,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김우영 은평구청장,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