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무상옵션 약속은 거짓말…강남 재건축 따낸 뒤 공사비에 추가

입력 : 2018-03-22 오후 5:44:55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지난해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5곳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앞다퉈 거액의 무상옵션을 약속했지만 수주 이후 이들 비용을 공사비에 추가한 사실이 적발됐다.
 
국토교통부는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서초신동아, 방배6구역, 방배13구역, 신반포15차 등 재건축조합 5곳에 대해 서울시와 합동점검을 벌여 76건의 부적격 사례를 적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중 13건은 서울시에 수사를 의뢰했다.
 
현대건설(000720), 대우건설(047040) 등 대형사 4개 업체는 조합원에게 무상 제공하기로 한 사항을 실제로는 유상으로 처리한 점이 드러났다.
 
현대건설은 반포주공1단지를 수주하면서 5026억원 상당의 무상옵션을 제공하기로 했지만 총공사비 2조6363억원에 중복 포함시켰다.
 
대림산업(000210)은 서초신동아, 방배6구역 두 곳에서 적발됐다. 서초신동아에선 천정형시스템에어컨 등 20개 품목(232억원)을, 방배6구역에서는 행주도마살균기 등 19개 품목(109억원)을 유상으로 각각 처리했다.
 
GS건설(006360)과 대우건설도 상황은 비슷했다. GS건설은 방배13구역에서 전력 회생형 엘리베이터 1개 무상 품목(7600만원)을, 대우건설은 신반포15차에서 전기차충전기설비 등 110개 무상 품목(56억원)을 유상으로 중복 설계했다.
 
조합 운영 과정에서의 위배 사항도 다수 적발됐다. 국토부는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 체결 시 사전에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용역계약을 체결한 3개 조합의 임원에 대해 서울시에 수사를 의뢰했다. 조합임원, 총회 미참석자에게 부당 지급된 수당 등 7건(2억7000만원)은 조합으로 환수 조치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비사업 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이후에도 시공자 선정 과정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서초신동아, 방배6구역, 방배13구역, 신반포15차 등 5곳의 강남권 재건축 조합에 대해 서울시 등과 합동점검을 벌여 총 76건의 부적격 사례를 적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세종=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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