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여성이 승진 시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 막히는 것을 뜻하는 ‘유리천장’이 여전히 사회적 이슈다. 지난달에는 ‘유리천장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등 제도적으로 개선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으나, 직장인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직장 내 유리천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사람인에 따르면 직장인 819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유리천장’에 대해 조사한 결과, 50.8%가 ‘유리천장이 존재한다’라고 답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65.7%가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답했으며, 남성도 41.3%가 동일한 의견을 보였다.
유리천장을 느끼는 상황은 ‘직책자를 남성직원으로만 임명할 때’(46.6%, 복수응답)을 1순위로 꼽았다. 계속해서 ‘여성직원들이 승진에서 밀릴 때’(36.1%), ‘중요한 출장, 미팅 등을 남성직원 위주로 보낼 때’(29.6%), ‘육아휴직 한 직원들이 복귀 없이 퇴사할 때’(27.6%), ‘인사평가 시 남자라서 더 좋은 평가를 받을 때’(20.7%), ‘남성직원들끼리만 회식 등 친목도모를 할 때’(16.1%)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또, 최종 승진 가능한 직급에서도 여성들의 유리천장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남성은 ‘부장’(34.9%)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임원’(25.5%)이 바로 뒤를 이었다. 반면, 여성은 ‘과장’(33.3%)이 1위를 차지했고, ‘대리’(31.8%)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임원 이상’으로 승진의 경우 남성은 28.1%인 반면, 여성은 5.9%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그렇다면 여성 직장인들 중 직장에서 실제로 유리천장을 체감한 경험은 얼마나 있을까. 66.4%가 유리천장을 체감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실제 유리천장을 체감하는 순간은 ‘일정 직급 이상 진급이 남성직원보다 어려울 때’(54.5%, 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결혼, 출산과 업무를 연관 지어 말할 때’(46.4%), ‘성차별적 발언을 들을 때’(45%), ‘금방 퇴사할 직원으로 취급 받을 때’(31.3%), ‘상사가 남성직원을 편애할 때’(21.3%) 등이 있었다.
또, 이들 중 절반 이상(58.3%)은 유리천장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경험한 불이익은 ‘남성동기보다 적은 초봉’(60.2%, 복수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남성동기보다 낮은 연봉 인상률’(48%), ‘남성동기가 먼저 승진’(46.3%), ‘직책자 임명에서 제외’(24.4%), ‘주요 프로젝트 등에서 제외’(16.3%) 등의 순이었다.
한편, 전체 응답자는 유리천장을 없애기 위해서는 ‘일과 육아의 양립을 위한 인프라 조성’(32.8%)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밖에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 타파’(23.7%), ‘여성의 사회참여에 대한 인식 개선’(17.6%), ‘여성직원에 대한 기업들의 대우 개선’(12.7%), ‘유리천장 타파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7.1%) 등의 의견이 있었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유능한 여성 인재들이 많아 배출되고 있지만, 일정 직급 이상이 되면 유리천장에 가로막혀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며 “유능한 여성인재가 제 몫을 발휘하며 회사와 사회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성별에 따른 차별이 배제되고, 업무와 관리 역량에 따른 공정한 인사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워킹맘들이 육아로 인해 원치 않는 경력 단절을 선택하거나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자료/사람인.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