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4대강 살리려면 수문 열어 흐르게 해야"

"국민 생명수 위험 수위 심각…농업용수 문제, 취수구에 관 더 연결을"
"새만금, 방조제로 바다 죽어가…정부, 서둘러 대책 제시해야"

입력 : 2018-03-2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뇌물 등 혐의로 구속되면서 당시 정부가 시행했던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 방위 사업 등 이른바 '사자방'에 대한 비리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 가운데 4대강 사업은 무려 22조원이 넘는 예산을 들였지만, 애초 기대했던 홍수와 가뭄 해결은커녕 환경 파괴를 몰고 온 실패한 사례로 지적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2013년 10월 4만여명의 국민으로부터 배임·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됐지만, 검찰은 2015년 11월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참여연대는 이 사건 수사를 박근혜 정부의 부패와 불법에 대한 부실 또는 면죄부 수사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된 다음 날인 지난 23일 사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4대강의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한 최병성 목사를 만났다. 환경운동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최 목사는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하는 것이 강을 살리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전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의 처벌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환경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게 된 계기는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하나님과의 좀 더 깊은 만남을 위해 강원 영월군 산속에서 홀로 수년간 지낸 적이 있다. 그런데 지난 1999년 8월 어느 날 영월군수가 집 앞에 흐르는 서강 근처에 쓰레기 매립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2년간 싸워 결국 서강을 지켜냈고, 그 와중에 서강 한반도 지형을 발견해 공개했다. 지금은 환경부로부터 생태보전 습지로 지정된 상태다. 이러한 계기로 환경 운동을 시작했고, 이후 쓰레기 시멘트, 4대강 사업 등과 관련한 활동을 펼치게 됐다.
 
이명박 정부 4대강 사업의 문제는 어떤 것인가
 
우선 먹는 물이 썩어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다. 강이 흘러야 하는데, 흐름을 차단하는 보를 만들어 오염물이 쌓이면서 강의 바닥은 모래가 아닌 펄이 된다. 시커먼 펄 속에 유기물이 쌓이고, 또 그 안에서 썩으면서 가스가 찬다. 발을 뗄 때마다 펄 속 가스가 올라온다. 물고기가 살 수 없고, 철새도 살 수 없을 만큼 생태계가 파괴됐다. 강의 아름다운 경관도 다 망가졌다. 정말 끔찍하다. 이 미친 짓을 위해 국고를 탕진했고, 지금도 유지관리비가 들어간다. 물이 흐르지 않으면 썩는다는 것은 기본 상식인데, 처음부터 사업을 할 때 홍수 예방, 가뭄 극복, 일자리 창출,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수많은 거짓 논리를 들고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것이다. 비전문가인 목사도 이 사업이 잘못됐는지 하나하나 알 만한 사안인데, 전문가들이 왜 잘못을 몰랐겠는가. 그런데도 사업을 강행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4대강을 살리는 궁극적인 조처는 무엇인가
 
문재인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하고 있지만, 강을 살리는 것은 간단하다. 수문을 열고, 강을 흐르게 하는 것이다. 강의 생명은 흐르는 역동성에 있다. 강은 흐르면 자신을 스스로 치유한다. 그리고 홍수 등 문제는 몇 년 동안 우리가 감당해야 하고, 인위적으로 뭔가 만들면 안 된다. 강을 살리는 것은 많은 물이 아니라 다양한 환경이다. 깊고, 얕고, 넓고, 습지와 자갈, 모래가 다 있어야 그에 맞는 특징의 다양한 물고기가 산다. 물고기는 자기만의 습성으로 먹이 활동을 하면서 물을 정화한다. 지금 정부는 농민의 농업용수 때문에 수문을 여는 것을 우려하는데, 그것은 취수구에 관만 더 연결하면 될 일이다. 농업용수 문제는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해 국민 생명수의 위험이 더 급한 문제임을 알아야 한다.
 
4대강 사업에 고발 사건에서 검찰은 모두 불기소했다
 
지금 다스 사건에서 보듯이 권력의 눈치 보기 수사였다. 권력의 하수인이었던 검찰이 감히 이명박의 4대강 사업을 처벌할 수 없었다. 박근혜 정부 관계자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 역시 4대강 파괴의 공범들이었으니까. 정권이 바뀌니 이제야 다스의 주인이 밝혀지는 것처럼 4대강 사업도 처음부터 다시 수사해야 한다. 22조원이 어디로 갔는지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그리고 생명의 강을 파괴한 공범들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
 
2010년 4월10일 경기 여주시에 있는 바위늪구비 여울에서 최병성 목사가 한강답사단에 4대강 사업의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병성 목사
 
다스 등 수사로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됐다
 
워낙 범죄 건수가 많아 당연히 구속될 사람이었고, 단지 시기의 문제였다. 박근혜의 범죄는 사실 이명박과 비교해서는 별 것이 아니었다. 박근혜도 이명박이 만들어 놓은 작품이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보다는 이명박이 처벌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당연히 구속 결정이 된다고 생각해서 별로 감정이 크지가 않았다. 이제 시작이다. 지금부터 검찰이 적당히 수사를 끝내지 않도록 국민이 감시하고, 여론을 만들어나가는 작업도 필요할 것이다. 이건 너무 작은 것에 불과하고, 더 큰 4대강 사업과 자원 외교, 방산 비리를 계속 수사해야 한다. 이명박뿐만이 아니다. 지금도 다스 관련자가 줄줄이 들어가 있는 것처럼 4대강 사업은 이명박 혼자가 아니라 밑에 수많은 사람, 관련 대학교수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함께한 것이다. 4대강 국정감사 때도 참고인으로 발언하기도 했지만, 법안을 통과시킨 자유한국당 의원들까지 철저히 조사돼야 한다. 그래서 다시는 역사에서 이런 권력형 범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번 정부에서 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환경 문제는
 
새만금 문제가 심각하다. 전북 부안군에서 군산시까지 33.4㎞에 달하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를 자랑하는데, 그만큼 생태계 파괴가 심각하다. 새만금 방조제 안의 바다만 죽은 것이 아니라 방조제 밖인 부안군 아래와 군산시 위쪽 충남 서천군의 바다가 새만금 방조제로 인해 미세 펄이 쌓여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심각한 문제다. 새만금은 이제 3조원 정도 들여 방조제만 막은 것에 불과하고, 도시 건설을 위해 20조원이 들어가야 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30조원이 들어간 4대강 사업이 잘못으로 다시 수문을 열어야 하듯이 이제 3조원밖에 들어가지 않은 새만금에 대한 새로운 길이 열려야 한다. 새만금은 수질 악화와 홍수 문제 등 수십조원을 퍼부어도 해결할 수 없는, 이룰 수 없는 망상이기 때문이다.
 
최근 환경 분야에서 어떤 문제에 관심이 있는가
 
바다의 갯벌 문제가 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 갯벌 중 가장 아름다운 영종도 갯벌 매립 사업이 진행 중인데, 관심을 두는 사람이 없다. 남양만 갯벌 매립도 문제이고, 시멘트 공장 주변 환경오염 문제도 아직 미해결 상태다. 특히 쓰레기 시멘트보다 더 위험한 콘크리트 혼화제 문제도 시급한 사안이다. 집을 지을 때 혼화제란 화학 물질로 시멘트를 혼합해 사용하는데, 이 화학 물질은 메틸알코올, 시클로헥산, 아크릴아마이드, 아크릴로니트릴, 포름알데히드, 나프탈렌 등의 유해 물질이다. 하지만 인체 안전 기준도 없고, 제조 기준도 없고, 정부의 관련 부서도 하나 없다. 환경부, 국토해양부, 산업통상자원부에 정보공개를 요청했더니 환경부는 국토부로, 국토부는 산자부로, 산자부는 다시 국토부로 떠넘기고 있다. 국민은 1년에 아토피 새집증후군으로 7000억원이 넘는 병원비를 지급하면서 고통당하고 있는데, 이 위험한 물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기준과 규제가 없다.
 
23일 경기 용인시 콘크리트 혼화제 연구소 공사 현장에서 최병성 목사가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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