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른바 '골든 타임' 이후에 최초로 서면보고를 받았으며, 실시간이 아닌 오후와 저녁 1차례씩만 상황보고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방문하는 것이 결정된 회의에는 비선 실세 최순실씨도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박 전 대통령 보고와 지시 시각을 조작하는 등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은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불법으로 변경하는 등 공용서류손상·직권남용 혐의로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도 불구속기소했다.
또 이들의 범행에 가담했으나,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김규현 전 국가안보실 제1차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와 기소중지했다. 현역 군인인 신인호 전 국가위기관리센터장은 군 검찰로 이송했다. 검찰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당시 박 전 대통령의 행적에 관해 허위로 증언하는 등 위증 혐의로 윤전추 전 행정관을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기춘 전 실장은 2014년 7월 '비서실에서 실시간으로 시시각각 20분~30분 간격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해 박 전 대통령이 사고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고 허위로 기재하는 등 3건의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해 국회 등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참사 당일 실제 비서실에서는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에게 이메일로 11회 상황보고서를 발송했고, 정 전 비서관은 이 보고서를 오후와 저녁에 일괄 출력해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김장수 전 실장과 김규현 전 차장, 신인호 전 센터장은 2014년 5월부터 7월까지 '박 전 대통령이 오전 10시15분쯤 김장수 실장에게 처음으로 전화를 걸어 철저한 인명구조를 지시하셨고, 10시22분쯤 다시 전화를 걸어 추가 지시를 하셨다'고 허위 기재하는 등 9건의 공문서 허위로 작성해 국회 등에 제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김 전 차장과 신 전 센터장은 실제 오전 10시19분~20분쯤 최초 상황보고서를 전달했는데도 '오전 10시에 보고드렸다'고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또 김관진 전 실장은 2014년 7월 적법한 대통령훈령 개정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가안보실이 재난 상황의 컨트롤타워'라고 규정된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대통령훈령 제318호) 3조 등을 두 줄로 삭제하고, 안전행정부가 컨트롤타워란 취지를 손글씨로 기재한 후 65개 부처에 공문을 보내 각 부처에 보관 중인 지침을 삭제·수정·시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전 행정관은 지난해 1월 헌재에서 "오전 10시 관저 집무실에 있는 박 전 대통령에게 상황보고서를 전달했다"고 허위 진술한 혐의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