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이달부터 시행되며 집값 하락에 무게가 실린다. 앞으로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 이상 보유한 집주인이 집을 팔 때 최대 62%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들은 정책이 바뀔 때까지 버티기에 돌입하거나 임대 등록으로 전환할 공산이 크다. 어느 쪽이든 집값이 하락세로 접어들 요인이다.
서울 성북구 빌라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부동산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 부담으로 집주인들이 집을 팔지 않아 매매량이 줄 것으로 전망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2일 "양도세 부담 때문에 장기보유로 가닥을 잡는 다주택자가 늘 것"이라며 "임대사업자는 5년 정도 의무로 보유를 해야 해 매물이 묶인다"고 예상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도 "거래를 하려고 했던 다주택자들은 중과세가 시작되기 이전에 소진이 된 상태"라며 "매매량은 감소하는 추세에 들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기 앞서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2월 아파트 거래량은 1만1154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4661건)보다 139.5% 증가했다. 특히 강남구는 768건으로 지난해(252건)보다 304.7%나 늘었다. 동시에 임대주택 거래도 확대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같은달 임대사업 등록자는 9199명으로 전년 동월(3861명)보다 2.4배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며 집값도 조정 국면에 들어선다는 전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양도세 중과로 매도자들이 현재 가격을 높여 내놓을 수도 없고, 매수자가 굳이 살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하락하는 데 무게가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서울이 공급량이 많지 않아 큰 폭의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도 "임대 등록이 늘어나 전세 매물 가격이 떨어지면서 2~3년 전 갭투자했던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시장은 앞으로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신규분양 시장의 열풍도 집값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영 소장은 “과거에는 기존의 재고분양이 신규 시장과 같이 움직였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희소가치가 높은 새 아파트 분양시장이 재고시장을 이끌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해석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