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심수진 기자] 지난해 국내 상장사의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은 물론이고 이익도 역대 가장 많았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장사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IT 관련 업체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반면 중국 내 판매부진 등의 영향으로 현대차 등이 속한 운수장비업종은 실적이 악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160조원 육박…전년대비 28% 증가
3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2017년 사업연도 유가증권시장 결산실적 자료를 보면 코스피 상장사 553곳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1823조1126억원으로 전년보다 9.96%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57조7421억원, 114조5926억원으로 각각 28.17%, 40.12% 늘어났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매출액은 1583조5373억원으로 전년보다 8.76% 증가했다. 영업이익(104조970억원)과 순이익(72조4058억원)은 각각 10.94%, 22.61% 늘어났다.
매출액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순이익률은 각각 6.57%, 4.57%로 전년 대비 0.13%포인트, 0.52%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09.32%로 2016년 말보다 4.74%포인트 하락하면서 재무구조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개별 기준 매출액은 1100조3776억원으로 9.46% 늘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00조6304억원, 79조4379억원으로 각각 48.86%, 57.6% 증가했다. 매출액은 2014년(1113조원) 이후 가장 많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역대 최대치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업황 호조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고 전체 상장사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개별 기준)은 34조8570억원으로 전년보다 155.41%,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13조3407억원으로 342.86% 증가했다. 순이익은 각각 28조8008억원, 10조1107억원으로 148.72%, 280.82% 늘었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178.93%)와 비금속광물(101.29%), 서비스(100.8%) 등의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섬유의복과 의약품, 유통, 철강금속도 순이익이 증가했다. 전기가스(80.26%), 운수장비(48.6%)의 순이익 감소 폭이 컸다. 의료정밀과 음식료품, 화학, 통신도 순이익이 줄었다.
코스닥, 반도체 호황에 IT업체 실적 껑충
코스닥시장 상장사들도 반도체 호황 덕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코스닥 상장사 861곳의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170조1448억원으로 전년보다 9.7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86% 증가한 9조7727억원, 당기순이익은 3.44% 늘어난 4조899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역대 가장 큰 규모다.
개별 기준으로 보면 매출액은 전년보다 8.97% 증가한 128조972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조2178억원으로 17.27%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3조8940억원으로 1.41% 줄었다.
반도체 시장이 슈퍼사이클에 접어들면서 전후반 산업에 걸쳐 있는 IT 업종 상장사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IT 업종 432개사의 매출액은 9.81%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1.44%, 42.33% 늘었다. 특히 IT 하드웨어 업종은 매출 13.21%, 영업이익 90.50% 증가했고 순이익 증가율은 144.46%에 달했다.
IT 업종을 제외한 682개사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47%, 5.81%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13.16% 감소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