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지난해 LG전자 모바일 생산량이 4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생산능력도 27% 축소됐다. 생산능력을 줄이고 가동률을 높이는 효율화 전략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매출액도 하락세를 보인 점에 미뤄 스마트폰 경쟁력 약화에 따른 몸집 줄이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일 LG전자 2017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MC사업본부의 생산량은 5728만대 수준을 기록했다. 2014년 8217만대로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찍은 이후 2015년 7334만대, 2016년 6770만대로 생산량이 꾸준히 감소했다. 저조한 판매 탓에 설비를 돌려 제품을 만들더라도 재고 부담에 생산량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생산능력도 꾸준히 줄어들었다. 지난해 생산능력은 6722만대에 그쳤다. 2014년 9258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췄지만 2015년 9107만대, 2016년 8318만대로 하락세다. 때문에 가동률이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착시효과도 나타났다. MC사업본부의 가동률은 2015년 80.5%, 2016년 81.4%, 지난해 85.2%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제조업 가동률 80% 수준을 정상적인 생산활동 기준으로 삼는다. 가동률만 보면 사업이 순항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산능력 역시 줄어들면서 가동률이 확대된 것처럼 비쳐졌다.
이는 LG전자 스마트폰의 위상과 연계된다. 전략폰 G3로 호황을 보낸 2014년은 생산능력과 생산량 모두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가동률 88.8%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5년 G4 실패로 판매량이 감소했고, 이후 G5와 G6도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실제 2015년 MC사업본부 매출은 14조7900억 수준이었지만, 이듬해 14조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11조7000억원에 그쳤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2015년 2분기 이후 11분기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요 증가에 대한 어느 정도의 확신이 있어야 생산량과 생산능력을 늘리는 점을 고려하면 제품 경쟁력 약화는 LG 스스로의 위축을 불러왔다.
스마트폰 판매 둔화는 생산규모에 이어 인력규모도 줄였다. 지난해 말 기준 MC사업본부 정규직원 수는 4993명으로 1년 전(6761명)에 비해 1768명(26.1%) 줄었다. 같은 시점 LG전자 전체 정규직원 수가 3만7053명으로 전년 말 대비 자연감소 수준인 0.92%(345명)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회사 측은 지난해 조직개편으로 인해 본사를 포함한 타 부문 인력으로 이전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6년에도 MC사업본부 직원 상당수가 VC사업본부나 본사 등으로 전환 배치되면서 700여명가량 줄어든 바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업 체질 개선에 대한 노력은 조직개편 등을 통해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며 "인력 재배치를 통한 조직 효율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