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해빙 척도, 면세점 실적에 봄바람

신라·신세계·한화 등 호실적 전망…보따리상 기여도 커져

입력 : 2018-04-04 오후 3:02:28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사드 충격이 컸던 면세점 업계가 기저효과를 누리게 됐다. 1분기 실적 전망이 대체로 우상향이다. 관광객 회복이 뚜렷하지 않음에도 중국 보따리상 덕분에 반등에 성공한 듯 점쳐진다.
 
4일 상장기업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호텔신라 1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가 평균 전망치(콘센서스)는 매출 1조1714억원, 영업이익 21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72%, 111% 오른 수치다. 호텔신라 매출에서 면세점 비중은 90% 가까이 된다. 호실적 배경으론 지난해 중국인 입국자 수 감소로 인한 기저효과가 지목된다. 외국인 구매금액이 확대되는 추세와 함께다.
 
신세계DF가 연결실적에 포함되는 신세계도 호실적이 예상됐다. 매출 1조569억원, 영업이익 926억원이 전망치다. 각각 15.31%, 19.33% 오른 실적이다. 백화점 매출 호조세 속 면세점 사업 뒷받침이 점쳐진다. 면세점 사업만 보면 큰 폭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긍정적이다. 매출 1049억원, 영업이익 92억원이 관측됐다. 매출은 32.95% 오르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다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고객이 신라면세점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호텔신라
 
1분기 외국인 입국자 수가 크게 늘진 않았다. 지난 2월 105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오히려 16.5% 줄었다. 그 속에 중국인 방한객은 34만5341명으로 전월 대비 13.2% 늘었다. 조금씩 회복되는 흐름이다.
 
면세점 실적 개선에 큰 몫은 중국 보따리상이 차지한 듯 보인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월 외국인 매출액은 9억1075만달러로 전년 동월(8억8253만달러)보다 3.2% 증가했다. 그런데 매출발생 인원 수는 약 163만명에서 129만명으로 감소했다. 고객 수는 줄었지만 개별 구매금액이 커졌다는 의미다. 여기엔 따이공, 웨이상 등 대리구매상 역할이 추정된다. 방한하지 않아도 한국 면세품을 구매할 채널이 다양해졌다는 분석이다. 향후 단체관광객 회복이 완만하더라도 면세점 실적 전망이 밝게 점쳐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드해빙 모드는 지난달 30일 양제츠 정치국위원 방한 후 실행에 옮겨질 분위기다. 따라서 4월부터는 단체관광객 회복도 가시화될 수 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은 사드 보복과 인천국제공항 임차료 부담 등이 겹쳐 사상 최저 실적(영업이익)을 냈다. 그 틈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점유율이 올라 롯데 1강 구도를 위협하는 양상도 보인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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