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4월 초부터 한낮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라면업계가 여름 시즌 제품 출시와 판촉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농심의 '짜왕'과 오뚜기의 '진짬뽕' 등 프리미엄 라면 열풍이 잠잠해진 뒤 이렇다 할 히트상품이 등장하지 않은 가운데 계절 특수를 겨냥한 제품으로 반등을 모색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11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비빔면을 포함한 국내 여름계절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4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938억원) 대비 22.4% 성장했다. 2년 전(793억원) 대비로는 44.7% 급증했다. 여름이 점점 더 길어지고 더워진 탓에 계절면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라면시장 전체 매출이 지난해 2조975억원으로 전년(2조1612억원)과 비교해 3% 정도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공을 들일 수 밖에 없는 시장이 됐다.
최근 출시가 잇따르는 신제품의 대세는 단연 '비빔면'이다.
'팔도비빔면'이라는 시장 1위 제품을 보유한 팔도는 최근 '팔도 막국수 라면(이하 막국수 라면)'을 새롭게 선보이며 주도권 굳히기에 나섰다. 팔도의 액상스프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양념을 숙성시켜 깊은 맛을 냈다. 여기에 배 농축액을 넣어 막국수 특유의 매콤, 달콤한 맛을 구현했다. 메밀가루가 섞인 담백한 면발과의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는 게 팔도측 설명이다. 건더기 스프도 고기고명뿐만 아니라 무, 오이가 함께 들어있어 아삭한 식감을 살렸고 별첨한 통참깨 참기름 스프로 차별화했다.
팔도는 이 외에도 봄맞이 한정판으로 '봄꽃 비빔면'을 출시하기도 했다. 꽃 모양 어묵을 담은 건더기 스프가 별첨된 것이 특징이다. 쫀득한 꽃 어묵이 비빔면의 새콤달콤한 액상소스와 어울려 식감과 먹는 재미를 더한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말부터 '열무비빔면'을 다시 생산하고 있다.
열무비빔면은 지난해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는 동안 한정적으로 생산, 판매되던 제품이다. 계절과 상관없이 소비자들의 출시 요구 문의가 지속돼 재출시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열무 비빔면은 매실과 사과즙이 들어있어 새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중독성 강한 김치 맛으로 정석적인 비빔면과 차별화된 맛을 구현했다.
오뚜기도 지난해 '함흥비빔면'을 선보인데 이어 최근엔 '진짜쫄면'과 '춘천막국수'를 출시했다.
진짜쫄면은 쫄깃하고 탄력있는 쫄면 면발과 매콤함과 새콤달콤한 맛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쫄깃한 면발은 감자 전분과 고압의 스팀으로 증숙해 진짜 쫄면의 식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구수한 메밀향이 가득한 춘천막국수는 면발 중 30%의 풍부한 메밀함량으로 메밀 특유의 구수한 향을 가득 느낄 수 있다. 시원하고 매콤고소한 비법소스는 고춧가루, 식초, 참기름, 양파, 참깨 등이 잘 어우러진 양념에 사과, 배, 매실과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동치미 엑기스를 적용해 실제 막국수 전문점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을 구현했다.
특히 업계 최초 정통 쫄면 제품인 '진짜 쫄면'은 출시 직후부터 주요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서 대대적 판촉행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온라인 먹방 리뷰와 SNS 입소문을 통해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점점 길어지는 여름 시즌에 맞춰 정체된 라면업계가 R&D와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국물 위주의 라면시장에서 다양한 맛과 풍미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신제품들이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직원들이 오뚜기 진짜쫄면을 소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전 점포에서 '오뚜기 진짜쫄면'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롯데백화점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