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이 권력구조 개편과 선거제도 개혁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던 여당과 제1야당의 개헌 논쟁을 중재하겠다고 나섰다.
야 3당은 12일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의 성사를 위한 공동입장’을 발표하고, 여당엔 ‘분권과 협치를 실현할 정부형태 타협안’을, 제1야당을 향해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명시 등 구체적인 대안’을 주문했다. 이어 바른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차례로 방문했다. 이 자리엔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바른당 간사인 김관영 의원과 ‘평화와 정의’ 간사 김광수 의원도 함께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직후 “야3당이 중재를 위해 노력한다면 개헌 성과가 못 날 리 없다”면서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회동에서 “(야 3당이) 다음엔 좀 더 진전된 중재안을 제안하면 대화가 더 생산적으로 이뤄지지 않겠냐”고 말하며 논의를 이어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과 회동 이후 이어진 한국당과의 회동도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바른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작년 5·19 청와대 오찬회동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선거구제 개편만 이뤄진다면 권력구조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면서 “결국 선거제도에 관한 한국당 입장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각 당 입장을 떠나 국민의 시각에서 공통된 부분을 서로 양보해 합의점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야3당의 진정어린 개헌 의지를 적극 환영하고 개헌을 완성하기 위한 민주당, 한국당 중재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한국당이 책임져야 할 선거구제 개편을 포함해 국민대표성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원내대표는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과 책임총리제를 구현한다면 선거제 개편에 있어 결코 야3당의 바람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한국당 입장 때문에 야4당 공조가 흐트러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헌정특위 위원장인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도 이 자리에 참석해 “오늘 개헌이 성사될 수 있겠다는 낙관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야3당이 발 빠르게 중재안을 마련해 개헌 논의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일정과 관련, 바른당 김 원내대표는 “다음주에 야3당이 따로 모여 권력구조 개헌을 논의하고, 이어 권력기관과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도 야3당의 안을 만들어서 민주당과 한국당에 촉구하는 방식으로 단일 개헌안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4월 국회 파행 이후 어렵게 여야 화해 모드가 조성됐지만, 한국당 김 원내대표는 이번 회동의 주제는 개헌까지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이 환영한 야3당의 국회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헌정특위 간사 2인으로 구성되는 ‘2+2+2+2 개헌협의체’ 제안도 한국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주당 박 원내수석은 “1년 반 가량 헌정특위에서 진행된 개헌 논의 내용을 잘 아는 간사들이 참여하면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아주 정무적인 판단과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경우엔 원내대표들만 남아 협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성태 원내대표는 “현재 김기식 금감원장 사태 등 민주당이 협상에 나설 여건이 안 된다”면서 “민주당이 진정으로 개헌과 4월 국회를 원한다면 지금 상황을 속히 제거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12일 국회에서 야3당 원내대표와 헌정특위 위원장 및 간사들이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의 성사를 위한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공동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평화당 김광수 헌정특위 간사, 장병완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심상정 헌정특위 위원장.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