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현대차그룹주가 엘리엇과의 만남에서 주주권익 향상을 제안받았다는 소식에 일제히 상승했다.
이는 현대차 경영진이 엘리엇의 주주권익 향상 제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개최한 해외 기업설명회(IR)에서 엘리엇 고위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엘리엇은 이 자리에서 현대차 경영진에게 주주이익 제고 조치로 배당확대 및 자사주 소각, 무수익 자산활용, 독립적인 사외이사 선임 등을 제안했고 현대차그룹은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는 이번 소식을 계기로 현대차가 주요 투자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 등의 보유 자산과 이익잉여금을 고려할 때, 엘리엇이 가지고 있는 투자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대차는 자사주 2조원, 계열사 지분 9조6000억원, 이익잉여금 48조9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개선 영역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주주환원 접근에서 현대차를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그룹 전체적으로 배당 확대시 기아차도 좋은 투자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태호 연구원은 또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5년 5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분쟁에서 삼성의 기회비용을 지켜봤기에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엘리엇 제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며 "1차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엘리엇이 적극적 공격으로 선회한다는 점도 현대차가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연구원은 "소액 주주의 의결권 영향력이 높아지는 상황이고, 오랜 기간 현대차그룹의 실적 부진을 지켜본 해외 주요 주주는 엘리엇에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17일 현대자동차그룹주가 엘리엇의 주주권익 강화 요구 소식에 일제히 상승했다. 사진/뉴시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