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기부금, 국내사·외자사 온도차

전반적 매출 증가 속 국내사 200% 증가…외자사는 13.7% 뒷걸음질

입력 : 2018-04-18 오후 4:17:03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지난해 국내 상위 5개사는 기부금을 크게 늘린 데 반해 외국계 상위 5개사는 기부금을 오히려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 GC녹십자, 대웅제약, 셀트리온, 한미약품 등 국내 상위 5개사의 매출액은 5조5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화이자제약, 한국노바티스, 한국로슈, 바이엘코리아, 사노피아벤티스 등 외국계 5개사의 매출액은 2조2300억원으로 4.2% 늘었다.
 
하지만 기부금 지출 내역에선 국내사와 외자사 간에 온도차가 극명했다. 국내 5개사의 기부금은 142억6000만원으로 199.6% 증가한 반면 외국계 5개사의 기부금은 49억7000만원으로 13.7% 감소했다. 
  
국내사 중에는 한미약품이 68억5000만원을 기부금으로 내놓으며 가장 많은 금액을 할애했다. 전년 15억2000만원의 4배가 넘는 액수다. 전통 제약사 가운데 비교적 낮은 10%의 미만의 도입상품을 갖춘 사업구조를 기반으로 영업이익률에서 우위를 보이는 데다, 항암제 개발에 적극 뛰어들며 관련협회 등에 사회공헌 차원의 기부를 실시한 점이 기부금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GC녹십자 역시 전년(15억9000만원) 대비 3배가 넘는 55억7000만원을 기부금에 사용했다. 다양한 전문·일반의약품을 비롯해 건강기능식품, 영유아용제품, 화장품, 의약외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 각 분야에서 진행되는 기부에 비교적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첫 TOP5에 진입한 셀트리온은 11억원을 기부하며 3위에 올랐다. 폭발적 실적성장을 보인만큼 기부금 역시 전년 4억2000만원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은 전년 대비 40.9%, 33.3%씩 줄어든 6억2000만원, 1억2000만원씩을 기부하는 데 그쳤다.
 
해외사 가운데 가장 많은 기부금을 사용한 곳은 한국노바티스였다. 전년 23억4000만원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20억6000만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기부금 1위 외국계 제약사에 등극했다. 한국로슈와 한국화이자제약은 전년 대비 10% 가량 증가한 14억6000만원, 10억4000만원으로 10억원 이상의 기부금을 사용했다. 바이엘코리아는 2016년 10억5000만원에서 크게 줄어든 2억1000만원을 사용했고, 사노피아벤티스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인 2억원을 내놨다.
 
외자사의 기부금이 지난해 인색한 것은 영업이익 감소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노바티스와 한국로슈가 적자전환, 사노피아벤티스가 30%에 가까운 영업이익 감소를 보였다. 한국화이자제약과 바이엘코리아가 전년 대비 574.7%, 112.3%의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지만, 국내사 대비 전반적으로 악화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사의 경우 기부금이 눈에 띄게 줄어든 유한양행을 제외하곤 모두 전년 대비 개선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기부금을 사용한 한미약품은 212.5%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고 녹십자, 대웅제약, 셀트리온 등도 15~109% 개선된 영업이익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반드시 기부금과 직결되는 지표는 아니지만, 이익이 남지 않는데 기부금과 같은 사회공헌에 무게를 싣기는 기업 입장에서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0개사 중 국내사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0.26%로 외자사 비중(0.22%)에 비해 소폭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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