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정부가 가계부채 문제를 우려해 주택담보대출 등의 규제책을 내놨지만 국내 대형 금융사들은 저마다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해 우리은행 등 4대 금융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3조8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1분기 당기순이익 2조9968억원보다 3.0%(898억원) 증가한 규모다. 특히 일부 금융사의 경우 작년 1분기보다 실적이 하락했지만 당시 일회성 이익요인에 따른 것이어서 올해 1분기 실적에 의미를 더했다.
KB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9682억원으로 이는 작년 1분기 8701억원보다 11.3% 증가한 규모다. 여기에는 국민은행 서울 명동사옥 매각이익 1153억원이 포함됐다. 1분기 기준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이며 분기로만 따지면 작년 2분기 9901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실적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올해 1분기 85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작년 1분기 9971억원보다 14.0%(1396억원)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작년 1분기 실적에는 신한카드 대손충당금 환입(세후 약 2800억원)이 포함돼 있어 이를 제외하면 올해 1분기 실적은 18.9%(1362억원) 증가한 규모다.
하나금융지주(086790)의 1분기 실적은 작년 4921억원에서 올해 6712억원으로 36.4%(1791억원) 증가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실적은 하나금융이 지난 2012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이후 최고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통합 시너지에 의한 안정적인 이익기반 확보로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합한 핵심이익이 1조9305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4.9% 증가했다"며 "소호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 중심의 견조한 대출 성장이 이자이익 증가를 견인했고 관계사간 협업 증대를 통해 자산관리 및 인수자문수수료를 중심으로 한 수수료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000030)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5897억원으로 작년 1분기 6375억원보다 7.5%(478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이익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작년 1분기 실적 중 중국 화푸빌딩 대출채권 매각이익 1300억원(세후)을 제외하면 올해 1분기 실적은 16.2%(822억원) 증가한 규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순영업수익 창출 능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다수 금융사들의 순이자이익 성장률은 순이자마진(NIM) 확대로 10%대를 기록했다. KB금융의 올해 1분기 순이자이익은 2조1438억원으로 작년 1분기 1조8490억원보다 15.9%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작년 1분기 1조8692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588억원으로 10.1% 늘었으며 하나금융은 같은 기간 1조1907억원에서 1조3395억원으로 12.5%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순이자이익은 1조3670억원으로 작년 1분기 1조2620억원보다 8.3%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우려로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만큼 2분기에도 금융사들의 이자이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