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최근 수입 자동차업체들이 대대적 할인 공세에 나서면서 수입차 판매량이 증가 추세다. 하지만 지나친 판매 경쟁 탓에 ‘제 살 깎아 먹기’ 우려가 나온다.
지난 2월 출시된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사진/폭스바겐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2월 출시한 중형세단 파사트GT를 약 1000만원 할인해주고 있다. 전 트림에 대해 기본 10%로 할인하고 중고차를 매입하는 경우 400만원을 추가 할인해준다. 여기에 각종 할인 혜택을 더하면 최대 1000만원까지 싸게 살 수 있다. 수입차업체들은 대개 출시된 지 오래된 모델이나 재고가 쌓여있는 차 위주로 할인공세를 펼치지만 신차가 이 같이 큰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게 이례적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 독일 자동차업체들도 할인행사에 적극적이다. 벤츠는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E200 모델을 850만원, C클래스를 최대 1400만원 할인 판매했다. 같은기간 BMW도 3시리즈와 3시리즈 GT 모델을 대상으로 기본 할인 1200만원에 중고차를 반납하면 500만원을 추가 할인해줬다. 이에 최고 1700만원이 저렴해졌다. 아우디 또한 자사의 금융 프로그램인 아우디파이낸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최대 1300만원을 할인해준다.
이 같은 할인 공세에 수입차 판매량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1분기 수입차 누적 신규 등록 대수는 6만7405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6% 늘어났다.
수입차는 정가제만을 고수하는 국내 자동차업체와는 달리 시장상황에 따라 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입차 판매는 딜러 체제로 움직이기 때문에 각 딜러사들이 제공하는 할인 혜택에 따라 최종 판매 가격이 결정된다.
하지만 과도한 할인 경쟁에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브랜드 이미지를 해칠뿐만 아니라 제값을 주고 구매한 기존 소비자들에게는 박탈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과도한 할인으로 인해 정가로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상실감, 그리고 중고차 시장의 붕괴를 일으킨다. 무엇보다 과도한 할인판매는 사후 관리 비용의 부담을 높여 결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