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3일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열리는 천안 지역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15년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총리직에서 낙마한 뒤 무죄 판결을 받은 이 전 총리는 그동안 ‘명예회복’을 위해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자유한국당 최고지도부로부터 지방선거에 대한 제안을 받은 바 없다”며 “이 문제를 갖고 이러니 저러니 하는 불필요한 말은 지방선거 승리라는 우리 당의 절체절명의 입장에 혼선과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있어 저는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묻지 않기로 하고, 동시에 천안 재보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 이 전 총리는 이번 회견을 계기로 정치활동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은 분명히 했다. 또한 지방선거 이후에는 어떤 역할도 피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당권 도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향후 6·13 지방선거 후 떠난 보수 지지층들이 우리를 믿고 당이 복원될 수 있도록 어떤 역할도 피하지 않겠다”며 “지금까지는 신중한 행보를 해 왔지만 앞으로는 제가 직접 나서거나 아니면 자질이 있는 후학이 있다면 그들을 도와서 새로운 당의 모습을 복원하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당내 중진 의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홍준표 대표에 대해 “언행을 무겁게 하라”고 조언하면서도 “다소 과격스럽고, 좀 그런 언행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홍 대표에 심을 실어줘야 한다”고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아울러 야권통합을 촉구했다. 그는 “건강한 견제 내지는 비판 세력으로서 기능을 찾으려면 서로 통합하고 힘을 합치는 모습으로 가야지, 현재 분열된 모습으로는 야당의 본령인 견제와 균형의 기능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