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남북 정상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는 등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증권가도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단순한 경제협력 테마주를 넘어 종전 등 평화체제 구축으로 중장기적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 찾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북한의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겠다는 움직임에 발맞춰 관련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최근 북한의 행보를 볼 때 개성공단 입주 등 과거의 경제협력 수준을 넘어 전면적인 경제개발 단계로 나아갈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예전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수혜 기업을 찾으려는 움직임이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중지하고 풍계리 실험장을 폐기하기로 했을 뿐 아니라 당과 국가가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모든 힘을 총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북한이 경제개발을 대내외 전면에 내세운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북한 경제개발의 최대 수혜를 예상하는 것은 건설업종이다. 자본축적을 위한 경제개발 정책에서 인프라와 도시개발이 필수란 점에서 건설투자 확대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016년 기준 북한의 고속도로 길이는 774km로 한국(4438km)의 17.4%에 불과하다. 평양을 제외하면 대도시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도시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광수 연구원은 "북한이 한국의 3분의 1 수준으로 고속도로를 건설한다고 가정하면 35조원의 투자가 필요하고 노후화된 철도와 신규 지하철, 항만 투자가 이어지면 인프라 투자는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인프라와 도시개발은 경제개발뿐 아니라 남북의 경제 차이 해소와 통일비용 절감을 위해서도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뿐 아니라 범현대가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대북사업을 경험했기 때문에 남북 경제협력 초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범현대가인
현대산업(012630)과
한라(014790)도 인프라와 사회간접자본(SOC)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함께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지하자원에 주목해 철강업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가 북한에서 철광석을 수입하면 운반 비용과 기간을 줄여 수출 제반 비용이 감소할 것"이라며 "철강업은 이와 함께 북한 개발에 따른 수요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는 금융업도 수혜주로 꼽힌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 관계가 한 단계씩 발전해 통일된다면 비용 조달을 위해 국채 발행과 민간투자의 지원 등으로 금융업종도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증권가는 관련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사진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한반도 모양을 형상화해 조성된 '평화의 꽃밭'. 사진/뉴시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