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해외 유명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와 '시알리스'가 국내에선 힘을 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복제약들에게 밀려 매출이 감소세다.
화이자제약의 비아그라는 1998년 국내 출시됐다. 비아그라는 세계 최초의 경구용(먹는) 발기부전치료제다. 릴리는 시알리스를 2003년 국내 발매했다. 시알리스는 비아그라와 함께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을 양분하며 양대산맥으로 자리잡았다.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1000억원 규모다. 비아그라와 시알리스는 연 300억원 이상 팔렸으나 각각 2012년과 2015년 특허만료로 위기를 맞이했다. 수십개 복제약들이 쏟아지면서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현재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복제약으로 허가받은 업체는 각각 56개사, 70개사다.
26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비아그라는 27억원 실적을 올려 시장 순위 4위까지 밀려났다. 비아그라 복제약인
한미약품(128940) '팔팔'이 84억원으로 특허만료 2012년 이래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알리스 복제약인 한미약품 '구구'가 33억원으로 3위,
종근당(185750) '센돔'이 29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시알리스는 19억9000억원으로 6위까지 하락했다. 국내 복제약 4개가 발기부전치료제 상위 5위 안에 오른 것이다.
의약품 시장에서 복제약이 오리지널약의 매출을 역전한 것은 이례적인 경우다. 의사가 처방한 약을 그대로 복용받는 일반적인 의약품 소비 패턴과 달리 발기부전치료제는 특정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지명구매도가 높다는 특성을 보인다. 오리지널약에 비싼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저렴한 복제약을 더 선호하면서 국산 제품의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1정당 복제약 가격은 2500~3000원대로 비아그라 1만1000~1만2000원대보다 저렴하다.
이밖에 올해 1분기
동아에스티(170900)의 자체개발 신약 '자이데나'가 20억원을 달성해 시알리스를 제치고 5위로 한단계 순위가 올랐다.
SK케미칼(285130) 필름형 '엠빅스에스'가 1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신제품들도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한미약품이 2016년 12월 출시한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 복합제 '구구탐스'가 1분기 6억원을 달성했다. 종근당이 지난해 7월 발매한 비아그라 복제약 '센글라'도 6억원을 기록했다. 종근당은 시알리스 복제약 센돔이 성공하자 뒤늦게 비아그라 복제약을 개발해 라인업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국내 업체들이 주도하는 양상"이라며 "화이자는 제일약품과, 릴리는 한독과 발기부전치료제 공동판매를 하고 있지만 복제약의 선전에 역부족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