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혀있던 ‘양녕대군 묘역’, 18년 만에 전면 개방

서울시-동작구, 3년간 준비 거쳐 27일부터 무료 개방

입력 : 2018-04-26 오후 4:47:45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조선 태종의 맏아들이자 세종의 큰형인 양녕대군(1394∼1462)의 묘와 사당이 모셔진 ‘양녕대군 이제 묘역’이 18년 만에 전면 개방된다.
 
서울시는 서울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11호로 대표적인 역사·문화자원이지만, 2000년 이후 문화재 관리 차원에서 출입이 제한됐던 양녕대군 이제 묘역(동작구 양녕로 167)을 시민 휴식·문화·교육공간으로 27일부터 무료로 개방한다고 26일 밝혔다.
 
지하철 상도역에서 국사봉터널 쪽으로 가다보면 1만5281㎡ 규모의 양녕대군 이제 묘역이 자리했지만, 그간 굳게 닫힌 문으로만 마주할 수 있었다.
 
서울시는 주민의견 수렴, 문화재 보존과 주민 안전을 위한 방재시스템 구축, 묘역 내 보행길 정비, 편의시설 설치 등 3년여 간의 준비작업을 마무리했다.
 
매주 화~토요일 오전 9시~오후 5시 무료로 개방하며, 일요일과 월요일은 문화재 정비 및 관리를 위해 휴관한다.
 
사당 안에는 양녕대군과 부인 광산 김씨의 위패가 모셔져 있고 양녕대군의 친필인 숭례문 현판의 탁본과 정조가 지은 지덕사기 등이 있다. 양녕대군의 묘소는 사당 뒤편에 자리하고 있다. 양녕대군의 사당(지덕사)은 숙종 1년(1675년)에 임금의 명에 의해 세운 것으로 원래 숭례문 밖에 있던 것을 1912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놓은 것이다.
 
양녕대군은 세자로 책봉됐지만 폐위되고 동생인 충녕대군(세종)이 세자로 책봉돼 왕위에 오르자 전국을 유랑하면서 풍류를 즐겼다. 숭례문의 현판 글씨를 직접 썼을 정도로 글씨와 시에도 능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양녕대군 묘역 개방과 함께 인접한 국사봉의 산책로와 접근로를 정비하고 양녕대군 묘역~국사봉~상도근린공원을 잇는 총 길이 3.3km의 역사 테마 둘레길도 연내 조성 완료된다.
 
서울시는 역사 테마 둘레길 조성이 마무리되는대로 양녕대군 묘역과 둘레길을 연계한 문화해설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타 지역에서도 찾아오는 명소로 만들어 상도동 일대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묘역이 있는 동작구 상도4동 일대는 서울시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주민들이 직접 양녕대군 묘역을 개방해 명소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후 주민협의체와 양녕대군 묘역 소유자인 재단법인 지덕사가 협의한 끝에 2016년 4월 개방이 최종 결정됐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그동안 주민 접근이 어려웠던 공간을 시민공간으로 전면 개방을 이끌어낸 주민주도형 도시재생사업의 성과”며 “단순히 개방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민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비를 마친 양녕대군 이제 묘역.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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