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국내 이동통신 데이터 요금이 해외 주요 국가들에 비해 비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핀란드의 국제 경영컨설팅 업체 리휠의 '2018년 상반기 4G 가격 책정 상황' 보고서 결과, 1기가바이트(GB) 당 한국의 요금은 13.9유로(약 1만7906원)로 조사대상 41개 국 가운데 두 번째로 비쌌다. 상위 5위권에 속한 캐나다(3위, 9.6유로)와 미국(5위, 7유로)도 한국보다는 쌌다. 1GB당 요금이 가장 저렴한 국가는 핀란드로, 0.2유로(258원)에 불과했다. 이는 한국의 70분의 1 수준이다. EU 28개국 평균은 2.3유로였으며, OECD 회원국 평균은 2.9유로였다. 리휠의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기준 41개국의 최소 무료통화 1000분과 고화질(HD) 영상용 초당 3메가비트 데이터를 제공하는 4G 스마트폰 요금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리휠이 지난해 말 발표한 30유로(당시 환율 기준 3만9534원)로 구매 가능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데이터에서도 한국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크게 뒤졌다. 한국의 데이터 제공량은 300메가바이트(MB)에 그친 반면 네덜란드·스위스·핀란드 등은 100GB 이상을 기록했다. 당시 참여연대는 "이통 3사의 5:3:2 과점 체제가 고착화된 결과"라며 "이통사들은 가격경쟁을 하지 않고 가격인하를 위한 노력에도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이통사들은 한국의 통신 품질과 각종 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결과라는 입장이다. 한국은 음성통화가 무제한인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보편화돼 데이터 가격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 리휠의 조사 결과에는 초고속인터넷·인터넷(IP) TV 결합과 가족 결합, 선택약정할인(25%) 등 각종 할인 혜택이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품질도 한국이 해외 주요 국가들보다 훨씬 뛰어나다"며 "각 나라의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수치만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