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행할 경우 체제 보장과 경제개발 지원 등에 미국 등 국제사회가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향후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을 교환하는 일괄타결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도쿄 임페리얼호텔에서 리커창 총리를 만나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조성된 한반도 평화정착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는데 뜻을 모았다. 북한 경제개발 지원 차원에서 서울~신의주~중국 간 철도 건설을 위해 관련 조사·연구사업의 선행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앞서 남북 정상은 2018 남북 정상회담 결과 채택된 판문점 선언에서 2007년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나가는데 합의했다. 이를 위해 우선 동해선·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기 위한 대책을 취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 이날 한중 정상 간 합의는 판문점 선언의 연장선상에서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으로 이어지는 철도 연결은 동북아 역내 경제협력 확대 과정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과 리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오후 일본 도쿄 경제단체연합회 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서 자유무역협정(FTA)과 동아시아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의 조기 추진 등 3국 간 경제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비즈니스 서밋은 3국 경제계 인사들이 동북아시아 경제협력과 기업인 간 우의 증진을 논의하는 자리로 2009년 중국 북경에서 열린 제2차 3국 정상회담 때부터 부대행사로 개최되어 왔다. 3국 주요 경제단체 대표와 50여 명의 경제인들은 ‘포용적 성장’과 ‘혁신’을 위한 3국 간 협력 강화방안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이를 3국 정상에게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과잉공급,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한중일 3국이 혁신에 기반한 새로운 성장방식을 통해 세계 경제질서를 주도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RCEP·한중일 FTA 등 역내 경제협력 지평 확대 ▲4차 산업혁명 공동 대응 ▲에너지·환경 분야 등 새로운 협력 패러다임 구축 등을 강조했다.
아베 총리도 “한중일 3개국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 GDP의 5분의 1을 넘는다”며 “공정한 경쟁 환경을 확보하고 자유무역을 가일층 추진할 것을 강력히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 역시 “우리는 함께 손잡고 제4의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며 “3국이 같이 손잡고 같이 협력한다면 더 많이 협력할 수 있다”면서 중국 시장의 개방과 공정한 비즈니스 환경조성 등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아베 총리와의 양자 회담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양국 간 소통·협력 등을 강화키로 했다. ‘한일관계 발전의 미래지향적 추진’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하고, 정상 간 셔틀외교도 본격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회담 후 오찬에서 문 대통령 취임 1주년을 기념하는 깜짝 축하 케이크를 선물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 두번째)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 세번째),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오른쪽 두번째)가 9일 일본 도쿄 일본경제단체연합회에서 열린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이성휘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