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산 인공지능(AI) 의료기기가 사상 최초로 정부 허가를 취득하며 시장 진출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해당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60% 수준의 성장이 전망되는 등 인공지능을 탑재한 의료기기 개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6일 국내 의료기기업체 뷰노가 개발한 AI 의료영상분석장치소프트웨어 '뷰노메드 본에이지'를 허가했다. 지난해 3월 국가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 선정 이후 1년2개월여만이다.
뷰노메드 본에이지는 AI가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해 환자의 뼈 나이를 제시하면, 의사가 해당 정보를 활용해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다. 기존에 의사가 환자의 엑스레이 영상을 참조표준영상과 비교해 수동으로 뼈 나이를 판독하던 것을 자동화해 판독시간을 단축했다.
뷰노메드 본에이지와 같은 AI 헬스케어 시장은 지난 2015년 7000만달러(약 755억원)에서 2020년 7억5000만달러(약 8093억원)로 5년새 10배 이상의 급성장이 전망되는 시장이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 9일 국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바이오박람회 '바이오코리아 2018'에서는 AI 의료기기 개발사 부스를 비롯해 치매예방 로봇, 정신을 맑게 해주는 VR의료기기, 스마트폰 저주파 치료기 등 다양한 차세대 의료기기들이 등장했다. 또한 '헬스케어 AI와 빅데이터'라는 주제의 세미나도 열려 4차 산업혁명 시대 의료기술의 향방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현재 뷰노 외에 AI 의료기기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 받은 국내 업체는 2곳이다. 제이엘케이 인스펙션은 AI 기반의 뇌경생 MR 영상 진단 시스템으로, 루닛은 흉부 촬영 판독 시 폐 결절 진단율을 향상시키는 의료영상검출 보조소프트웨어의 임상시험 계획을 지난해 9월과 10월 나란히 승인받았다. 양사는 이번 바이오코리아에도 참석해 부스를 마련하고 자사 기술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국내사들의 기술력이 폭발적 잠재력을 지닌 시장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있는 만큼, 정부 역시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식약처는 현재 AI를 비롯한 가상현실, 3D 프린팅 등 4차 산업과 관련된 의료기기의 신속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제품 연구·개발부터 임상시험, 허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맞춤 지원하는 '차세대 100 프로젝트'와 '신개발 의료기기 허가도우미' 등을 운영 중이다.
또 지난해 말에는 '빅데이터 및 AI 의료기기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발간해 국내사들의 원활한 개발과 허가를 돕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향후에도 첨단 의료기기 개발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부터 3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18' 관람객이 치매예방용 로봇을 보고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