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이통사 논쟁 속 도매대가 협상 시작

"알뜰폰 자체 경쟁력 갖춰야" vs "데이터량 대비 대가 더 인하해야"

입력 : 2018-05-20 오후 4:06:47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알뜰폰 업계와 이동통신사의 논쟁 속에 2018년 망 도매대가 협상이 시작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도매대가에 대한 알뜰폰과 망 의무 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의견을 차례로 청취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0일 "현재 양쪽의 의견을 들으며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며 "지난해 협상이 늦었던 만큼 올해는 최대한 서두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동통신사들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쓰는 대가로 지불하는 돈이다. 협상력이 약한 알뜰폰 사업자들을 대신해 매년 정부가 SK텔레콤과 협상을 벌여 도매대가를 결정한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협상 결과와 비슷한 수준으로 도매대가를 적용한다.
 
정부와 SK텔레콤의 망 도매대가 협상이 시작됐다. 사진은 알뜰폰 1위 CJ헬로의 모델이 ‘헬로 리퍼폰’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CJ헬로.
 
알뜰폰 사업자들이 지속적으로 도매대가의 추가 인하를 요구하자 이통사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도매대가 인하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자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맞섰다. 알뜰폰이 도입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데이터 도매대가는 MB 당 141.9원에서 4.51원으로 약 97% 인하됐지만 알뜰폰의 출혈경쟁으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알뜰폰 측은 그간 늘어난 데이터 트래픽에 비하면 오히려 도매대가 할인폭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알뜰폰 관계자는 "정부 고시에 따르면 데이터량을 기준으로 도매대가를 산출하는데 데이터 사용량은 2012년 43만테라바이트(TB)에서 2017년 345만TB로 5년간 8배 늘었다"며 "트래픽 증가를 고려했을 때 지난해 도매대가는 MB당 2원 중후반대가 적정했다"고 말했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적자 폭에 대해서도 양측의 의견은 엇갈렸다. 이통사들은 일부 이통사들 알뜰폰 계열사의 영업손실 폭이 컸고, 나머지 알뜰폰 사업자들의 사정은 그나마 낫다는 입장이다. KT의 알뜰폰 계열사인 KT엠모바일은 지난해 연간 약 408억원, LG의 알뜰폰 계열사 미디어로그는 지난해 146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SK의 알뜰폰을 담당하는 SK텔링크는 21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알뜰폰 사업 부문은 적자다. 이에 대해 알뜰폰 관계자는 "이통 3사의 알뜰폰 계열사를 제외한 알뜰폰 사업자들의 지난해 총 영업손실도 37억원"이라며 "알뜰폰 가입자는 전체 이통 가입자의 12%인 760만명이지만 매출 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주로 온라인을 통해 가입자를 모집하고 있다. 그나마 있던 오프라인 매장은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알뜰폰 사업을 중단하면서 더 줄었다.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 알뜰폰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우체국이나 업계 1위 CJ헬로의 매장(전국 80여곳) 정도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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