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놓고 정부와 알뜰폰 업계가 머리를 맞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이하 협회)에 업계가 바라는 알뜰폰 활성화 방안과 자구책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과기정통부는 협회에서 낸 방안을 검토한 후 가능한 범위 내에서 도매대가 협상 등 알뜰폰 관련 정책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회원사들과 함께 과기정통부에 제출할 활성화 방안과 자구책 논의에 들어갔다. 협회 관계자는 1일 "정부에 제출할 방안에 망 도매대가와 전파사용료 관련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며 "추가적인 내용은 회원사들의 의견을 모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CJ헬로는 지난 3월15일부터 '보편 유심 10GB-eBay' 요금제를 G마켓과 옥션에서 판매했다. 사진/CJ헬로
알뜰폰 업계가 가장 민감한 부분은 망 도매대가다. 망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로부터 망을 빌려쓰는 대가로 내는 돈이다. 매년 정부와 망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이 협상을 거쳐 결정한다. 지난해 11월 결정된 데이터 도매대가는 메가바이트(MB) 당 4.51원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도매대가가 4.51원보다 더 내려가야 이통사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태블릿PC와 각종 스마트 기기의 데이터 원가는 MB당 1.46원인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알뜰폰에게 판매하는 MB당 4.51원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망 도대매가 지불 방식은 종량제(RM)와 수익배분(RS) 방식으로 구분된다. 도매대가는 RM 방식에서 활용된다. RM은 음성·데이터·문자 메시지의 단위당 금액을 정하고 쓴 만큼 대가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2G와 3G는 RM 방식, 4G는 RM과 RS 방식이 함께 쓰인다. RS는 알뜰폰 사업자가 매출의 일부를 고정적으로 이통사에게 주는 방식이다. 현재 알뜰폰 사업자들이 요금제 매출의 40~50%를 이통사에게 지불하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RS 방식의 지불 비율도 명확한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파 사용료의 영구 면제도 알뜰폰 업계들이 요구하는 방안 중 하나다. 현재 정부는 알뜰폰 사업자들의 전파 사용료를 매년 1년 단위로 면제하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한 번에 수년씩 면제가 되거나 영구 면제를 확정한다면 장기적인 경영계획 수립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구체적인 자구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사후서비스(AS) 등 고객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는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활성화 방안과 자구책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정부에 제출할 것"이라며 "지난해 협상이 늦어졌는데 올해는 더 빠른 시기에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홈플러스에 이어 이마트도 알뜰폰 사업 철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알뜰폰 사업자들은 크게 개의치 않고 요금 및 서비스 경쟁력 확보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와 이마트는 2016년부터 신규 가입자 유치가 거의 없어 사업 철수설이 있었다"며 "업계에서는 새로운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국내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해 700만명을 넘어섰지만 사업자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기준 알뜰폰 사업자들은 총 3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