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삼성그룹의 노동조합 와해 의혹에 관한 검찰의 수사가 삼성전자서비스 임원을 재판에 넘기면서 일단락될 전망이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는 이번 주 최모 삼성전자서비스 전무를 노동조합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할 예정이다.
최 전무는 삼성전자서비스의 종합상황실장으로서 지난 2013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협력사의 노조 와해 공작인 이른바 '그린화' 작업 실무를 총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노조 활동 파업은 곧 실직'이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협력사 4곳을 기획 폐업하고, 그 대가로 폐업 협력사 사장에게 수억원의 금품을 불법으로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2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윤모 삼성전자서비스 상무도 불구속 상태로 기소할 방침이다. 윤 상무는 삼성전자서비스의 종합상황실 실무책임자로서 2013년 7월부터 2015년 말까지 '그린화' 작업을 추진하고, 3곳의 협력사를 기획 폐업한 혐의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윤 상무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달 3일 "조직적 범죄인 이 사건 범행에서 피의자가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진행된 보강 수사에서 검찰은 윤 상무가 2013년 6월 노조를 창설하려는 '문제 인물'을 협력사에서 배제하기 위해 기획 폐업하면서 폐업사 사장에게 거액의 금품을 대가로 지급하고, 별도로 관리해 재취업을 방해한 혐의를 추가로 밝혀냈다. 하지만 15일 진행된 윤 상무에 대한 영장심사에서 법원은 또다시 기각을 결정했다. 최 전무, 윤 상무와 함께 청구된 전 해운대센터 대표 유모씨, 양산센터 대표 도모씨, 노무사 박모씨, 전 동래센터장 함모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모두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이 이번 수사에 착수한 이후 삼성전자서비스의 모회사인
삼성전자(005930)를 처음으로 압수수색하면서 현재 조사 대상은 더 확대된 상태다. 검찰은 지난달 6일부터 26일까지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지사 2곳, 경총회관 등을 압수수색한 것에 이어 이달 24일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확보한 압수물 분석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 임원 등 노조 와해 활동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고위 관계자도 이번 주 검찰에 나와 조사받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오후 경기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모습.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