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현대상선이 국내 조선 빅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에 친환경·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한다. 일감부족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조선업계에 단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발주 규모는 3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은 4일 친환경·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를 위한 조선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앞서 지난 10일 1만4000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급 8척과 2만3000TEU급 12척 등 모두 20척 건조 제안요청서(REP)를 국내 조선업계에 발송했다. 국내 조선 빅3사를 비롯해 한진중공업도 REP를 받았다.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7척과 5척을 건조한다. 오는 2020년 2분기 인도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건조한다. 2021년 2분기부터 인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은 4일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에 각각 발주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5년 선박 수주를 끝으로 현대상선과의 거래가 잠정 중단됐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경영권 분쟁 등의 이유다. 이번에 현대중공업이 컨테이너선 8척을 수주하면 13년여 만에 양사가 해묵은 앙금을 털어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현대상선에서 발주한 선박을 처음으로 건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이날 건조의향서(LOI) 체결을 위한 협의를 각 조선사에 통보했다. 최근 후판가격과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강세 등으로 인한 원가상승을 비롯해 신조선 발주 수요증가 추세로 인해 선가가 오르고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협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각 조선사들이 제안한 납기와 선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정한 절차에 따라 협상을 진행했다"며 "최종 결정은 자체 평가위원회와 투자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쳤으며, 100만TEU 전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