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태블릿PC, 웨어러블 등의 영역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애플과 중화권 업체들이 시장 정체 속에서도 약진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10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웨어러블 디바이스 출하량은 2510만대로 전년 동기대비 1.2% 증가했다. 브랜드별로는 애플이 16.1%로, 2분기 연속 1위를 지켰다. LTE를 지원하는 애플워치3 출시에 힘입어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13.5% 늘었다. 시장 성장 속도를 월등히 웃도는 수준이다. 이어 샤오미(14.8%), 핏비트(8.7%), 화웨이(5.2%), 가민(5.0%)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역시 핏비트의 출하량이 28.1% 급감한 것을 제외하고는 시장 평균 성장률을 상회했다. 화웨이는 스마트워치, 키즈워치, 피트니스트랙커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147%의 놀라운 성장을 일궈냈다.
반면 삼성전자는 4분기 연속 기타업체에 포함되면서 체면을 구겼다. IDC 집계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5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해 1분기(5.5%)가 마지막이다. 지난 2016년 기어S3 출시 이후 일부 파생 모델을 선보인 것 외에 소비자의 관심을 끌 만한 신제품이 부재한 탓이다.
태블릿 시장에서도 삼성의 위치는 위태롭다. IDC의 지난해 4분기 글로벌 태블릿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출하량은 700만대로 전체의 14.1%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아마존은 15.6%의 점유율로 삼성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인공지능(AI) 플랫폼 '알렉사' 탑재와 연말연시 대규모 할인 이벤트가 주효했다. 태블릿 시장 형성 초기 60%가 넘는 점유율을 보였던 애플은 26.6%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이밖에 화웨이(7.1%)와 레노버(6.2%)가 5위권을 형성했다.
태블릿과 웨어러블 시장에서의 삼성전자 위상은 스마트폰 시장과는 정반대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6000만대로, 이중 21.7%가 삼성전자 제품이었다. 2위 애플(14.5%)보다 7%포인트 이상 점유율이 앞선다. 스마트폰 시장이 2분기 연속 역성장했음에도 삼성전자는 '갤럭시S9' 등 최신 모델을 앞세워 시장을 수성했다.
이들 시장에서의 성패를 가른 것은 꾸준한 신제품 출시 여부. 삼성전자는 그간 다소 미진했던 신제품들을 들고 시장 재공략에 나선다. 우선 하반기 기어S3 후속작을 선보인다. 외신 보도 등을 종합하면 타이젠OS가 아닌 웨어OS가 탑재되고 이름도 갤럭시워치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갤럭시' 브랜드가치를 노렸다. 노트북과 대화면 스마트폰에 밀려나고 있는 태블릿 시장도 다시 들여다본다. 태블릿PC가 디스플레이 등 기술 발전에 따라 다른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은 영역인 데다, 국내의 경우 교육용과 게임용 수요도 높은 편이다. 최근 샘모바일 등은 '갤럭시탭 S4', '갤럭시탭A2' 등이 조만간 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