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골목상권과 갈등이 격화되며 6.13 지방선거까지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유통가 출점 이슈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선거 이후 지방자치단체, 지역상인들과 다시 해법찾기에 돌입할 예정인 가운데 출점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는 복합쇼핑몰 출점과 관련 일부 지역 상권과 갈등을 빚으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협상 주체인 지방자치단체가 '선거'라는 변수를 맞으며 이들 신사업의 향방도 선거 이후로 일제히 미뤄놓은 상태다.
우선 롯데쇼핑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추진 중인 롯데몰 사업이 5년째 답보상태다. 롯데쇼핑은 이 부지를 서울시로부터 2013년 1972억원에 매입한 후 2017년까지 이 지역에 백화점, 영화관 등이 입점한 복합쇼핑몰을 건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근 상인들의 반대로 사업 진행이 올스톱됐고 결국 롯데쇼핑은 지난해 서울시를 상대로 쇼핑몰 건립 심의 재개를 요구하는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 그러나 최근 관련 안건 심의가 보류됐다. 상암 롯데몰에 대한 심의가 보류된 건 2015년 7월과 12월 이후 세 번째다. 서울시는 선거가 끝난 직후 결론을 낸다는 입장이다.
롯데쇼핑은 군산에서도 지역 주민과 갈등을 겪고 있다. 군산의류협동조합 등 3개 상인회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을 근거로 중기부에 롯데몰 군산점에 대한 사업조정을 신청하며 양측의 힘 겨루기가 시작됐다.
롯데측은 직원 및 협력사 피해를 이유로 지난달 27일 오픈을 강행했고 중기부는 이달 4일 롯데에 영업 일시정지 명령을 내려 갈등이 증폭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상인회가 사업조정 신청을 자진 철회하며 소강국면에 진입했다.
자진철회를 할 경우 영업개시일 180일 이내 같은 사안에 대해 협상이나 사업조정 등을 다시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상인회와 롯데측은 지방선거 이후 재협상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로 영토확장에 나섰지만 지역 소상공인들의 반발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인천 청라와 경기도 안성, 경남 창원, 충북 충주 등에서 스타필드 개발을 검토하고 있지만 청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극심한 반발로 정해졌던 행정절차가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된 상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숙원 사업으로 추진 중인 이마트 하남 온라인 스토어 건립 논의도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졌다.
하남 온라인 스토어 건립에 격렬하게 반대하던 주민 비상대책위원회도 지방선거까지 집회 등을 자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선거 이후 합의점 도출 여부에 따라 다시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유통시설 출점 협상을 조율하는 지자체들도 결정권자인 수장이 선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결론을 내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선거 변수로 갈등을 빚던 이슈들이 잠시 소강상태를 맞았지만 기업과 지역상권간 입장차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서 선거 이후 갈등이 본격화되고 사업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역상권 반발로 오픈이 미뤄진 롯데몰 군산점 전경. 사진/롯데쇼핑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