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셀트리온의 유방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오리지널: 허셉틴)'가 새로운 적응증에 대한 치료 효과 입증에 도전한다. 지난해 유럽에 이어 연내 미국 허가가 전망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가치 제고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가 신청한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젬스타빈 및 시스플라틴 복합제와 병용 투여하는 트라스트주맙 성분의 예비연구'의 연구자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연구자 임상시험은 시험자가 별도의 외부 의뢰 없이 이미 시판 중인 의약품을 이용해 새로운 효능과 효과, 용법 및 용량에 대해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임상시험이다. 이번 임상에 활용되는 의약품이 셀트리온의 허쥬마다.
허쥬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허셉틴'이다. 허셉틴은 전 세계에서 연간 8조원 수준이 판매되는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으로 전이성 유방암 및 조기 유방암, 전이성 위암에 단독 또는 병용 투약한다.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 역시 허셉틴과 같은 적응증으로 연초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최종 판매승인을 받아 판매 중이며, 최근 우호적 바이오시밀러 정책을 펼치고 있는 미국에서도 지난해 5월 허가를 신청해 연내 승인이 기대된다. 국내 승인은 지난 2014년 1월에 받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허쥬마는 물론, 오리지널인 허셉틴 역시 담도암에 대한 항암효과는 밝혀진 바가 없는 상태다. 담도암은 발생 원인이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데다,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다. 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지만 대부분 암이 제법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5년 상대 생존율이 하위 3위(29.1%)에 속한다.
때문에 비록 예비연구에 불과하지만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가 새로운 암종에 대한 연구자 임상 시험에 사용됐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의료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서울아산병원 연구진이 임상을 진행한다는 점 역시 무게감을 싣는 요소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016년 5월 식약처로부터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임상시험 종사자 교육기관으로 선정될 만큼 연구자 임상시험 환경이 우호적인 기관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비록 연구자 임상에 불과하고 본격 임상으로 연결되기 전 검토 수준에 그칠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오리지널 의약품의 효과도 입증되지 않은 적응증에서 효능을 찾기 위한 임상이 진행된다는 것은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연초 유럽판매 돌입에 이어 연내 미국 승인을 기대 중인 셀트리온의 유방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허쥬마'가 지난 8일 담도암을 적응증으로 한 연구자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사진/셀트리온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