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등의 여파로 자사주 가치가 하락세를 보인 데 따른 대응이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과 그룹 경영진들은 잇달아 자사주를 매수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피력하는 한편 싱가포르와 홍콩 등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해외투자자와의 만남도 확대하고 있다.
사진/BNK금융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NK금융 박훈기 그룹디지털총괄 부사장과 정충교 기업·투자금융(CIB)총괄 부사장은 지난 7일 자사주 각각 10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명형국 그룹전략재무총괄 전무는 보통주 5350주를 한 번에 매입하기도 했다.
이는 최고경영진(CEO)의 주가부양 의지에 동참하고 그룹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지난달 모두 3차례에 걸쳐 자사주 총 9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김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작년 9월 취임한 이래 처음으로 이뤄진 것으로, 경영실적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로 비쳐졌다. 통상 그룹 CEO나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자사 주식의 저평가 상황을 타개하고, 회사 가치를 키우겠다는 책임 경영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돼 주가가 반등하는 기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BNK금융의 경우 부산은행 등 계열사를 둘러싼 채용비리 의혹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E)대출 논란, 국민연금공단 및 파크랜드 등 대주주의 지분 매도가 악재로 작용하며 지난달 30일 9300원대까지 떨어졌다는 점에서 자사주 매입을 통한 반등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2073억원)은 작년보다 23.2% 늘었지만,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 때문에 경영진에서는 자사주 매입 행렬에 나서며 ‘주가부양’에 합심한 것이다.
효과는 가시적이다.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BNK금융은 전날보다 100원 오른 1만150원에 거래 중이다. 이는 지난달 30일 9350원까지 내려갔다는 것과 비교하면 약 8.5% 오른 것이다.
이와 함께 BNK금융은 국내외 시장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도 개최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과 전주 등에서 기업설명회를 가진 BNK금융은 이달 초 미국과 캐나다에서 해외투자자를 만나 기업설명회도 가졌다. 이어 오는 15일까지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1분기 경영실적과 주요 현안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도 가질 예정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국내외 투자자를 위해 지속적으로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라며 “실적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투자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러 사안에 대해서도 안내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경영진의 노력이 주가 부양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상적인 그룹 분기 순이자마진(NIM)이 0.05%포인트 상승하는 등 BNK금융의 실적 회복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새로운 경영진이 시장 신뢰감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실적도 큰 폭으로 회복할 여지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점차 주가에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