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이동통신사들은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계기로 남북 경제협력 재개에 큰 기대를하고 있다. 낙후된 북한의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통신 시설 구축이 필수적이다. 개성공단에 이어 남한 기업들의 대북 사업이 활발해질수록 통신 시설 및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할 이통사의 역할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12일 현재 이통사 중 남북 경협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KT다. KT는 지난 8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추진단과 함께 방북해 개성공단을 둘러보고 통신 시설을 점검했다.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단 통신 시설을 직접 보고 재가동을 위해 필요한 것을 파악하기 위해 KT 실무진들이 방북에 참여했다. 이번 방북에는 청와대와 KT, 현대아산, 개성공단지원재단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남한 정부와 기업 인사들이 개성공단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6년 2월 공단 전면 중단 이후 2년4개월 만이다. KT는 2005년 12월 KT 개성지사를 열고 남북 간 민간 통신망 700회선을 연결했다. 이후 10년간 개성공단에 직원을 상주시켜 입주 기업들의 통신지원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
또 KT는 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가상현실(VR)과 홀로그램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동원해 이산가족들의 화상 상봉이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KT는 2005년과 2007년에 성사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도 통신 시설과 화상 상봉 시스템을 구축, 운영했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11일부터 생존해있는 5만7000여명의 이산가족을 대상으로 상봉 수요조사에 착수했다.
KT의 대북 관련 사업은 지난 5월10일 신설된 남북협력사업개발 태스크포스(TF)가 맡고 있다. TF는 구현모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이끌고 있다. TF의 4개 분과장은 계열사 임원들이 맡았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기획부문장이 직접 TF장을 겸직하고 계열사 임원이 분과장을 맡아 그룹 차원에서 남북 경제협력 및 ICT 교류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말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KT 직원들이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통신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SK텔레콤은 SK 그룹 차원의 논의에서 대북 관련 사업의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오는 8월말 경기도 이천에서 열릴 SK 그룹의 '이천 포럼'에서 남북 경협이 논의 주제 중 하나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부터 열린 이천 포럼은 최태원 회장과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주요 임원들이 모여 과학·기술·정치·외교·사회 등 외부 환경에 대한 SK의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계열사 CEO와 임원들이 사업 관련 내용뿐만 아니라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토론한다.
LG유플러스는 아직 대북 사업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지만 기대감은 나타냈다. 회사 관계자는 "남북의 경제 교류가 확대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북한의 경제가 개방된다면 통신도 오픈해야 할 텐데 그 과정에서 LG유플러스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